고등학교 개학, 이 시점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

새로운 학기, 2학기

by 나도 작가

방학 동안 이것저것 관심 분야 교원 연수에 참여하고 코엑스에서 열린 교육박람회에 다녀왔다. 그리고 바로 개학, 정신없는 학기 초를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져서 학교 일을 빼고는 내 삶을 설명하기란 어렵다.


우연히 핸드폰 광고에서 타로 카페와 요가를 같이 운영하고 있는 내용을 보고 난 한참 전인 약 10년 전쯤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학교일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유유자적 그런 일이 나에게 맞겠다 싶은 짧은 생각도 해보았다. 이미 나는 그때 요가 자격증과 타로 마스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앞으로 10년은 더 남은 내 교직 생활이 지난 미래교육박람회 내용을 비추어 보았을 때, 과연 나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살짝 더해졌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학생들도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빠른 변화는 더욱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물론 쉽게 받아들여지는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빨리 도입했으면 하는 그런 것들...


변화와 성장은 겉으로 참 좋은 말들이지만, 삶의 순리처럼 뭐든 억지로 빨리빨리는 또 다른 역기능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그대로 두어도, 약간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동기부여만 잘하면, 알아서 변화가 나타난다. 그 변화를 받아들일지 안 받아들일지는 그들의 몫이다.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선택을 결정지으면 되지 않을까?


1학기 학생들을 평가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학교생활기록부 역시 무슨 제약과 안내, 규정이 많은지... 누군가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문젯거리들은 당연히 고려해봐야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재량껏 마음껏 표현을 해도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 심하게 간섭이 많다. 그리고 대학에서 학생은 면접 등 종합적인 평가로 알아서 선발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고등학교의 학교생활기록부 성적과 기타 서술형 평가 내용으로는 객관성 확보가 어렵지 않을까?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고 선생님마다 출제 방식, 평가를 서술하는 방법과 기술이 다른데 일괄적인 기준으로 평가 점수를 등급으로 확인하고 정리한다는 것이 평가하는 교사 입장이지만 의문이 든다. 과연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되는 것인지... 물론 교사 입장의 기준은 확실하지만, 그 기준을 가지고 모든 대학에 등급이라는 잣대로 학생을 일괄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난 조금은 우습다.


물론 학업에 성실하고 충실하고 있는 학생이 1등급을 받기도 하지만, 1등급이지만 문제점이 보이는 학생들도 있고 반면에 인간성 좋고 사회성 좋고 정말 열심히 하는데 등급이 좋지 않은 학생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교사 입장에서 '잘 한 학생은 잘했다, 못한 학생은 못했다'라는 정확하게 보이는 평가 내용을 제대로 기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로 학생의 성장을 우선 시하여 보이는 장점을 위주로 먼저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지필 평가 하나만 잘 보면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대학, 학과에 갈 수 있었지만, 요즘은 지필 평가는 지필평가대로, 수행평가는 수행평가대로 너무 많은 평가가 이루어진다. 과목별로 몇 개씩은 기본이다 보니,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성적을 내려놓지 않으면 아마 밤 12시 전에 잠을 자지는 못할 것이다. 학교 평가도 과목별로 1학기에 많아야 지필평가 한 번, 수행평가 한 번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나 역시 현재는 1학기에 지필평가 1,2차 두 번, 수행평가도 영역별 두 번 하고 있는데, 거의 월말평가 정도 횟수이다. 이렇게 안 하면 괜히 부지런하지 못한 게으른 교사처럼 보이기 때문에 남들 하는 만큼 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같은 시대는 지필평가보다 수행평가가 더 우선시되어야 문제해결방법에 대한 역량을 더 배워나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학기 수행평가를 60퍼센트로 올렸다가 이번에는 50퍼센트로 분위기 보면서 맞췄는데, 개인적으로는 지필보다 수행면의 평가를 중점적으로 평가해보고 싶다. 지식과 정보는 찾아보면 여기저기 모든 정보가 널브러져 있지만 과정을 이어가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행동 평가가 중요한 수행평가가 미래적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게 도움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느 정도 적당한 알맞은 지식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학생들의 정서적 육체적 건강이 중요한 시기에 나는 AI가 주도할 수 있는 미래의 세상에서 좀 더 인간다운 영역의 활동을 더 강조하고 싶다. 너무 빨리 변화하는 것은 쉽게 지치고 피곤하게 만든다. 성장하는 시기에는 다양한 활동, 충분한 수면, 깊은 생각이 우선이지 않을까?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에게 1학기 새롭게 다짐하며 입학했던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면서 다시 시작해 보자고 말을 건넸다. 그리고 성적 때문에 가고 싶은 대학, 학과를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하는 학생들에게 등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등급을 받았었도 만족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겠지만, 평가가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기준이라는 것이 대학과 학과에서 요구하는 부분들이 다를 텐데 일괄적으로 평가하여 점수를 주다 보니, 대학에서는 반드시 이를 고려하여 학과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재검증하여 학생들을 선발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고등학교의 생활태도를 정확하게 기록하기 힘든 단순 성적인 학교생활기록부 내용만으로 진심으로 가고자 하는 관심 학과에 진학할 수 없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두서없이 글을 적어보았다.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바탕으로 등급이 안 좋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등, 지원한 학생과 긴 면접 시간을 통해 면접의 반영 비율을 높였으면 하고 입학 후 역량 부족으로 졸업을 시키지 않더라도 입학은 좀 더 개방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학기 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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