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물씬 풍긴 오늘
"엄마, 내일 우리가 첫 제자였던 현OO 선생님 만나러 가요!~"
아이 얼굴에 웃음꽃이 이미 활짝 폈다.
'그토록 좋구나~!'
갑자기 코로나 확진자 수가 1만명이 넘어가고 오늘 지역 감염 숫자도 엄청났다.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고 며칠 전부터 들떠 있는 아이에게 코로나 상황을 좀 더 심각하게 전달하면서 조심히 다녀오라고 했다. 이미 몇 번을 더 만났을 선생님인데, 선생님이 타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으셔서 비행기를 타고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상황이었어서 수년간 만나지 못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선생님 만나서 무얼 하고 싶냐고 물어보니, 선생님과 사진을 가장 먼저 찍고 싶다고 한다. 수료식 날, 선생님과 헤어졌던 그 날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거렸던 그 시절 친구들과 같은 추억을 떠올리며 참으로 흐뭇해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내게 전달이 되었다.
- 어디니?, 시간이 늦어지면 엄마가 데리러 갈까?
걱정이 되어서 문자를 보냈더니,
- 선생님이랑 사진도 찍었고요. 보드 게임도 하고 파스타도 먹었어요. 곧 갈게요.
'그래, 참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내 아이도 꿈이 선생님이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과학 영재반을 하면서 여러 방면에 두각을 보이며 상도 많이 받고 우수한 활동 기록을 남기고 있는 아이다. 연구원 분야가 꿈이려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는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여태껏 한 번도 변함없이 선생님, 초등학교 선생님이 꿈이란다. 그리고 엄마랑 같이 출근하는 것이 자신이 꼭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덕분에 나는 내 아이가 선생님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내 일을 지켜보기로 다짐했다. ^^
아이를 만났다. 예쁜 비닐에 선생님이 정성껏 담아준 선물이 들어 있었다. 마카롱이 담긴 예쁜 상자, 핸드크림, 파우치 등 아이는 더 신이 났다. 집에 와서 마카롱은 먹지도 않고 모셔둔다. 내가 사준 것은 바로 먹어치우는 아이다. 그리고 이걸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냐면서 눈 앞에 두고도 걱정을 먼저 하고 있다. 그만큼 소중한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이다.
선생님께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오늘은 시간이 늦어 문자로 대신했지만, 내일 오후에 반드시 전화를 직접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들을 선물해주셔서 예전에도 감사했는데 오늘은 또 더 감사했다.
아이가 말했다.
"엄마 선생님이,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도 써야 하고 거리도 유지해야 하고 그래서 우리때처럼 학생들과 많은 활동도 못하고 그래서 친한 느낌이 많이 안 든대요. 우리 때처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정을 많이 줄 수 없어 아쉽다는 거예요. 그래서 학년이 끝났는데도 울면서 아쉬워하는 마음이 예전처럼 크지 않아 안 좋대요."
오미크론이 급습하고 있다. 여태껏 잘 버텨오긴 했는데, 학교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말 걱정이다. 단체 활동에서 전염병의 영향은 정말 최악이다. 지난해에도 수업하다 말고 확진자가 생겨서 어수선하게 검사를 받으러 가야 했던 때가 있었다. '마스크를 써라, 꼭 써라, 거리 간격도 잘 유지하고 밥 먹을 때 말하지 말고.." 등등 잔소리가 또 크게 늘었다. 나를 돌아봤다. 아이들에 대한 '정 줌'이 예전같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정을 덜 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들이 아쉽게 남게 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이번 예술제도 공연팀은 무대에서 관객, 청중들은 비대면 교실에서 무대 상황을 교실에서 시청했는데, 직접 무대에서 보는 것과는 확연히 거리감이 좀 더 느껴져서 아이들이 중간에 집중을 못하고 손에 든 핸드폰을 하면서 개인적인 일에 빠진다. 친구들이 열심히 준비한 공연들을 오롯이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올해는 좀 나아지려나?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지려나? 했는데, 역시나 이 전염병은 몹시 지독해서 지구를 돌고 돌아 사라질 생각은커녕 자리 잡으려 한다.
이런 힘든 상황에 마음이 꽃 보다 더 아름다운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또 하나의 행운이다. 우리 아이가 이런 선생님을 만났음에 감사한 마음을 내일 직접 전화로 인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10년 전쯤 되고 있는 것 같다. 내 제자 중에 한 남학생이 엄마랑 심하게 자주 다퉈서 엄마가 속상해 전화를 주셨다. 사춘기인지 대화가 너무 안 통한다고... 학생과 상담을 하면서 같이 학교를 나왔던 날을 기억한다. 그리고 학생에게 빵집에 파는 캔디가 들어간 장미꽃을 하나 싼 걸로 사주면서 집에 가서 어머니께 꼭 드리라고 했다. 그리고 물어보면 네가 샀다고 하라고..
그 학생이 졸업을 하고 일 년쯤 지났을까? 어떻게 집주소를 아셨는지, 휴직 중에 집으로 꽃바구니 배달이 왔다. 그 학생의 어머니였다.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그리고 다시 일 년 뒤 학생이 군대 훈련소에서 선생님이 가장 생각났다면서 편지를 한 통 보내왔다. 너무 감동해서 눈물이 저절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OO는 지금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때로 실제 엄청 크다. 그래서 항상 더 조심스럽게 행동할 때가 많다. 좋은 선한 영향력을 주는 교사가 되어야겠다. 꽃보다 더 예쁜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