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경제생활: 자신에게는 검소하고 마음은 부자처럼

중년기부터는 경제생활도 자기 분수를 알아야하고, 허세는 정말 금물이다.

by 심상 중년심리

중년기의 현실적인 생활비

중년 가정의 한 달 지출을 살펴보자. 아파트 관리비와 식료품 구입에 약 100만 원, 건강보험료와 휴대폰 요금 등 각종 고정 지출이 최소 50만 원, 그리고 경조사비가 대략 50만 원정도 나간다. 이런저런 비용을 합하면 매달 최소 지출은 300만 원정도가 된다. 월 300만 원으로는 여유 있는 생활은 어렵고, 빡빡하게 최소한의 지출만 하며 살아가게 된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자녀들이 결혼할 때 전세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아, 부모가 어느 정도 결혼 비용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중년 가구(개인이 아니라 가구 기준)의 평균 자산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 6,678만 원이다. 이 중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이 약 4억 2,988만 원이고, 금융자산은 약 1억 3,690만 원이다. 부채를 뺀 순자산 평균은 4억 7,144만 원이다.

연령대별 평균 자산을 보면, 50대 가구가 6억 6,205만 원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40대(6억 2,714만 원)이다. 60세 이상은 6억 95만 원, 39세 이하는 3억 1,498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 통계로 볼 때, '중년기 평균 자산'은 대략 6억 원 안팎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개인 기준이 아닌 가구 기준이기 때문에, 노후에 가구당 6억 원은 결코 많은 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지만, 건강 못지않게 내가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느냐도 노후를 설계할 때 매우 중요하다.


중년기에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

1. 허세와 분수를 모르는 투자

다른 나이대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중년기에도 자기 분수를 모르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에서 퇴직하고 무료하게 지내다 보면, 돈도 벌고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식당과 카페가 쉬워 보이지만, 그 근처에는 이미 평생 동안 피나게 노력해 온 경쟁자가 버티고 있다. 중년기에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특히 퇴직금으로 더 벌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식투자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지만, 내 친구 중에서 실제로 부동산 투자(후배의 권유로 공장용지를 7억 원에 구입했는데, 용도가 맞지 않아 되팔리지 않는다), 친구회사에 투자(3억 원을 고금리로 투자했다가 부도가 나서 원금을 날렸다), 의외로 친한 친구 권유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경우도 흔하다. 돈을 번 사람들은 자랑하지만, 잃은 사람은 창피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퇴직금을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만, 실제로 돈 번 사례는 로또 당첨처럼 드물다. 퇴직금을 날리게 되면 내 노후도 사라지게 되고, 배우자와의 심한 갈등을 겪으며 황혼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2. 지나친 절약과 인간관계의 단절

또 다른 극단적인 경우는 지나치게 돈을 아끼는 것이다. 퇴직 후 3년쯤 지나면 아내는 미래가 걱정이 되어 가진 재산을 계산하게 되고, 자녀 결혼 등 앞으로의 지출을 생각하다 보면 앞이 캄캄해진다. 그러면 지출을 확 줄이게 된다.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친구들과 만나는 교제비다. 친구들과 만나서 밥값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진다. 그러다 보면 인간관계의 폭이 확 줄어든다. 퇴직 후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이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다.


중년기 경제생활의 현실적 원칙

그렇다면 중년기에 수익과 지출을 어떻게 관리하며 살아야 할까?

1. 새로운 수익 창출의 환상을 버려라

현실적으로 퇴직을 하게 되면, 그 이후에 새로운 직업을 갖거나 새로운 사업에서 성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사회에서 성공했던 사람들은 퇴직한 후에도 무엇을 해도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이런 사람들이 새로운 투자나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대부분 실패했다.

현실적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 자기 노후를 설계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수익 창출의 환상을 버려야 한다.


2. 피할 수 없는 지출을 인정하라

그렇다면 지출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들이 결혼비용이 큰 문제인데, 저녀들이 서울 변두리라도 집을 얻어야 하는데, 전세 보증금이 생각보다 비싸서 부모가 도와주지 않으면 집 구하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보편적으로 결혼자금으로 자녀에게 주는 수준으로, 나도 자기 자녀에게도 그만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생활 비용들은 고정비용 자체가 많기 때문에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피할 수 없는 지출(자녀 결혼 비용 등)은 인정하고, 이를 고려한 현실적인 노후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3. 지출의 원칙: 남에게는 베풀고, 나에게는 검소하게

비용 지출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내가 가진 경제력 범위 내에서(남에서는 할 수 있는 한 풍족하게, 나 자신에게는 검소하게 사는 것)이 답이다.

은행 지점장을 하고 임원까지 지낸,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한 선배가 있다. 이 선배는 후배들을 만나면 가끔 저녁을 산다. 퇴직한 지 10년이 넘은 선배가 후배들에게 저녁을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날 그 선배는 지하철에서 산 싼 손장갑을 자랑하셨다. 그 선배의 특징은 후배들과 남에게는 베풀지만, 자신이 쓰는 돈은 아주 아낀다는 것이다.

나는 그 선배를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 나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현실적으로 중년기에는 더 이상 돈을 모으기는 어렵고, 결국 지출 관리가 문제다. 자신을 위해서는 검소하고 절약하되, 남에 대해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베푸는 것.

이것이 중년기에 돈도 제대로 관리하고, 인간관계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나치게 돈을 아끼고 궁색하면 인간관계가 다 끊어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