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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움 Aug 29. 2022

응애 방제에 부지런함은 필수

해충 관리 방법 (1)

 잘 자라던 식물이 어느 날 갑자기 잎과 줄기에 하얀 실이 생기면서 갈색으로 말라죽어가고 있다면 이 해충을 의심해봐야 한다. 의심해봐야 할 이 해충의 이름은 바로 '응애'이다. 응애를 해'충'이로 분류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응애는 곤충이 아닌 거미강으로 분류되는 동물이다. 응애, 이름만 들으면 너무 깜찍하고 귀여우나 이들이 저지르는 짓을 보면 아주 끔찍하다. 



* 응애(mite)

: 절족동물문 거미강 응애목의 0.2~0.8mm 내외의 아주 작은 동물로 몸은 머리, 가슴, 배의 구별이 없고, 부화 약충(새끼)은 다리가 3쌍, 어미 벌레는 4쌍이다. 거의 모든 지역에 살고 있으며 먹이도 식물성, 동물성, 부식질 등 매우 다양하다. 종류는 점박이응애, 차먼지응애, 사과응애, 뿌리응애, 뽕나무응애, 귤응애와 같은 식물성 응애부터 오이이리응애, 천적응애, 마일즈응애, 사막이리응애와 같은 천적 응애가 있다. 

[농업용어사전 : 농촌진흥청 참고]



(1) 잎과 줄기에 발생한 응애

 식물에 응애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다양하다. 보통 응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많이 보이는 증상은 잎과 줄기에 하얗고 얇은 실이 보이며 잎 표면에 옅은 연둣빛의 흡즙 흔적과 갈색의 배설물의 흔적이다. 응애는 식물의 즙을 빨아먹는 흡즙성 해충으로 식물체를 직접적으로 고사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물의 광합성과 생리를 방해하고 흡즙 하는 곳으로의 균 감염 위험을 높여 식물을 서서히 고사하게 만든다. 


 잎과 줄기에 응애가 발생한 원인을 보면 통풍이 되지 않는 환경을 우선으로 뽑을 수 있다. 응애는 바람을 타고 날아오거나 새로 들인 식물로부터 유입된다. 통풍이 되지 않는 환경에서 응애는 식물에 정착하여 거미줄을 만들어 기하급수적으로 개체수를 늘리기 시작한다. 또한, 자연상태와 같이 비가 내리지 않고 건조한 환경에서 더욱 번식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응애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방제해야 할까? 약제를 활용한 화학적 방제와 천적과 물 샤워를 통한 경종적 방제, 생태적 방제를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은 *살비제를 이용하는 것이다. 응애는 곤충이 아닌 동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곤충성 살충제를 사용할 경우 응애를 죽일 수 없다. 응애는 한 번 사용한 약제에 대해 생기는 약제 내성이 강하여 다음번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응애 약제는 2,3 종류를 구입하여 번갈아 가며 살포해주는 것이 좋다. 살포 방법은 잎의 뒷면에서 앞면으로 뿌려주며, 줄기에도 골고루 닿도록 뿌린다. 응애 약제 중에서 친환경 약제로 판매되는 약을 보면 유제(기름)으로 되어있는 것이 많다. 유제를 사용할 경우 잎의 뒷면에 기공을 막아 잎이 마르는 증상이 생길 수 있음으로 사용 전, 잎이 얇은 식물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다. (비눗물, 퐁퐁과 같은 계면활성제 방제도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다.) 응애 약제는 일반적인 살충제에 비해 독한 약이 많으니 사용 시 장갑과 보호구를 착용하고 바람을 등져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사용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천적을 활용한 방법이다. 응애는 다른 종류의 응애를 잡아먹는 포식성(육식성)응애가 있다. 포식성 응애의 종류로는 사막이리응애, 칠레이리응애, 마일즈응애, 지중해이리응애, 오이이리응애 등이 있다. 가정에서 주로 사막이리응애와 칠레이리응애가 많이 사용된다. 천적응애는 주로 네덜란드에서 수입되며 티백 형태로 담겨 와서 식물의 줄기에 걸쳐 사용하면 된다. 포식성 응애를 활용하면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해충 응애를 없앨 수 있고, 자연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개체수 유지가 어렵고, 이미 해충 응애가 만연한 경우 방제가 어렵다는 점, 가격 대비 유효기간이 짧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가정에서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어 약제 살포가 어려운 경우 시도해보기 괜찮은 방법이다.


 앞서 말한 약제와 천적을 활용하기 전에 추천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잎과 줄기를 물 샤워시키는 것이다. 응애의 퍼진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물 샤워만으로도 깨끗하게 방제가 가능하다. 샤워기의 수압을 조금 높여 손으로 잎과 줄기를 깨끗이 닦아내면 된다. 전에 식물덕후가 알려주는 꿀팁(3)에서 안경닦이로 닦아내는 것을 추천했다. 안경닦이와 물만으로도 잎과 줄기에 남은 응애, 알, 배설물의 제거가 가능하다. 응애의 개체수가 줄어들 때까지 주기적으로 물 샤워를 해주면 약 없이도 방제가 가능하다. 


*살비제 (殺蜱劑, acaricide, miticide)

: 응애류를 죽이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제



(2) 뿌리에 발생한 응애

 잎, 줄기에 나타나는 응애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응애도 있는 데, 바로 뿌리응애이다. 뿌리응애는 땅속에 위치하여 식물의 뿌리나 비늘줄기에 붙어 흡즙 하는데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식물이 고사한 경우가 많다. 뿌리응애가 나타날 때는 식물의 생장이 느려지고 식물의 하단부가 물러가는 증상을 보인다. 뿌리응애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직접적인 것보다 상처를 일으켜 상처부위에 각종 병원균이 감염되는 것으로 발생한다. 백합, 튤립, 마늘, 양파 등의 무름병의 일으키는 *매개체 중의 하나가 뿌리응애이다. 뿌리응애는 연작 토양, 산성토양에서 잘 발생하며 미숙퇴비의 사용으로 발생한다. 농업에서 뿌리응애가 발생했을 경우 석회를 사용하여 산성화 된 토양을 중성화시켜주고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뿌리 사이사이에 숨어 약제 살포 효과가 적은 해충으로 약제 살포가 어렵다. 심한 경우는 토양의 객토, 토양살충제를 활용한다. 경종적 방법으로는 미숙 퇴비의 사용을 피하고 살균된 토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발생한 경우 토양 교체와 천적 응애 사용을 추천한다. 특히, 포식성 응애 중에 마일즈응애는 토양 속에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뿌리응애와 알을 잡아먹는다. 토양 위에 수태를 덮어주면 마일즈응애의 개체수 유지에 도움이 된다. 마일즈응애는 섭식할 응애가 없을 경우 부식질을 먹고 살기 때문에 사막이리응애나 칠레이리응애에 비해 개체수 유지가 잘 되는 편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가성비 있는 마일즈응애는 식물 키우는 가정에 하나쯤 두기에 훌륭한 반려응애이다.


*매개체

: 병원균이나 기생 생물을 최종 숙주에게 옮기는 중간 숙주와 같은 생물이나 무생물



지금까지 잎, 줄기에 발생한 응애의 방제방법과 토양에 발생한 응애 방제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응애는 한 번 생기기 시작하면 개체수가 정말 빠르게 늘어나는 해충으로 평상시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다른 해충과 마찬가지로 완전 박멸이라는 개념보다는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개체수를 유지시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평상시에 조금만 신경 써주면 응애 걱정 없이 지속적인 가드닝이 가능하다. 응애 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부지런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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