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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솔트 Sep 07. 2022

[초등 1학년] 느린 아이 대안학교 알아보기

10월 공교육을 포기하고 싶어졌다.

산속 깊은 곳 대안학교 상담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대안 하교하면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거나 학습적인 수업이 어려운 아이들이 가는 경우가 많았다. 흔히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J군은 학교에서 원하는 속도의 학습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한글이 안 되니, 전혀 수업을 따라 갈 수 없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학습적인 스트레스 없는 대안학교를 생각해 보았다.

사는 곳에서 차량 픽업이 되는 대안학교를 알아보고 상담예약을 잡았다.


대안학교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사실 나도 아이의 학습 때문에 너무도 지쳐있었다.

한글을 해도 해도 안 느니, 포기하고 그냥 재밌게 놀다가 와라 하는 심정이였다.


처음으로 간 곳은 산속 깊은 곳이었다.

그곳은 학습보다는 자연친화적 수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를 둘러보니 거의 펜션 같은 곳에 큰 농장이 있는 규모였다.

그래도 아이들 표정을 보니 매우 밝아 보였다.


"어머니, 저희 학교를 오시게 된 이유를 좀 여쭈어 봐도 될까요?"

"네, 아이가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많이 산만하여 대안학교를 알아보고 있어요."

"혹시 돌발행동을 많이 할까요?"

"네... 좀 하긴 하죠."

"어머니,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이미 저희 반에 ADHD가 있어요. 여기서 한 명을 더 받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네? 아..."

" 그 친구들은 유치원 때부터 있던 친구라 있는데요. 전에 ADHD 아이가 산속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어서요.

안전상 일반 공교육을 받으시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네, 알겠습니다."

괜히 얼굴이 화끈하여 서둘러 그곳을 나왔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아이가 아직은 충동성 제어가 잘 되지 않는데 산속으로 들어가면 그것도 큰일인 것 같았다. 그리고 선생님이 솔직하게 더 받기는 어렵다는데 안되는 거다.



독서를 통한 교육을 하는 대안학교


신기하게도 J군은 책을 좋아했다.

한글은 모르면서 내가 읽어 준 책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워서 책을 읽었다.

그래서 혹시 J가 천재가 아닐까? 서번트가 아닐까? 속으로 내심 생각해보았지만 아니었다.

그냥 책을 너무 좋아했던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J군은 혹시 독서를 통해서 차근히 학습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독서를 기반한 학습을 하는 대안학교에 상담을 갔다.


학교를 둘러보니 크지 않은 규모에 교회 부설처럼 운영이 되고 있었다.

만만치 않는 금액이 눈에 띄었다.

장난이 아닌 금액이다.


여기도 아이들 모습이 밝아 보였다.


"어머니, J군이 독서를 많이 좋아할까요? 저희 학교는 모든 수업이 책을 통해서 진행되어서요."

"네, 책을 많이 좋아해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우기도 해요. 그래서 이 학교를 와서 직접 와보고 상담을 해보고 싶었어요. "

이 말을 하면서 괜히 뿌듯했다.

"그렇군요. 아이는 친구 들고 잘 어울리나요? "

"아... 그 부분이 좀 미흡합니다. 사회성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학교에서 특수학급에서 수업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에 대한 상태를 말해주어야 할 것 같았다.


"아, 어머니 저희는 독서를 통한 토론 및 논술을 기본으로 한 수업을 하고 있어요. 친구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고 그 책에 대한 심화학습으로 글쓰기를 진행합니다. 그것은 수학과목도 마찬가지이고요. 공교육에서도 보다 더 심화적 학습을 원하는 학부모님이 많으셔서 그렇게 학교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혹 아이가 수업 따라 가 기기 어려우다 보면 더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사실 특수학급에 다니신다고 하니 말씀드리는데 대안학교보다는 공교육에서 더 다양한 아이들을 경험하고 학습적인 부분은 특수학급에서 진행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한마디로 여기는 원래 공교육보다 더 레벨업 수업을 하는 대안학교였던 것이다.


집으로 오면서 '아 대안학교는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몇 더 대안학교를 상담을 받았는데 그곳에서도 역시 일반학교를 다니는 것을 권했다.

왜냐하면 대안학교인 경우 검정고시를 봐서 학력을 취득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결국 대안학교란 검정고시를 칠 수 있는 일반적인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곳이라는 점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든 저러든 초, 중, 고 무사 졸업을 위해서는 공교육에서 그럭저럭 별일 없이 잘 보내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담임선생님께서 J의 학습이 또래보다 너무 떨어져서 걱정하실 때마다 말해주었다.


"선생님 저는 학습이 목표가 아니라 무사히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학교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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