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서평] 동물농장/ 조지 오웰
혁명은 어떻게 독재가 되는가
오늘 서평해볼 책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입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저 개인적으로도 꽤 좋아하는 책입니다. 조지 오웰의 작품들은 문체가 깔끔하고 소재가 명확합니다. 또한 정치, 사회 풍자라는 장르도 제가 좋아하는 장르고요. <동물농장>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동화처럼 시작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씁쓸한 현실의 뒷맛이 오래 남는 소설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동물들이 인간 농장주를 몰아내고 자유를 쟁취하는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상 러시아 혁명과 그 이후 소련 사회의 변질을 신랄하게 풍자한 정치적 우화죠.
우선 줄거리를 간단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소설의 시작은 메이저 영감이라는 돼지의 연설입니다. “동물들은 인간의 억압과 착취에서 벗어나 동물이 주인 되는 농장을 만들자!”는 외침에 감화된 동물들은 혁명을 일으켜 인간을 내쫓고 평등한 동물 공동체를 세웁니다. 농장의 이름도 ‘동물 농장’으로 바뀌고, 일곱 계명과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라는 구호 아래 모두가 평등한 이상 사회를 꿈꾸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농장은 점점 변질됩니다. 특히 혁명을 주도했던 돼지들, 그중에서도 스노볼과 나폴레옹을 중심으로 권력이 독점되기 시작합니다. 돼지들이 다른 인간 농장주들과의 거래를 통해 자본의 맛을 알게 되죠. 그리 다른 동물들을 점점 더 착취하면서 자본만을 탐합니다. 돼지 내에서도 내분이 발생하죠. 스노볼은 쫓겨나고, 나폴레옹은 반대파를 숙청하며 점차 독재자로 변해갑니다.
나폴레옹과 그 측근들은 자신들만의 특권을 누리고 다른 동물들은 점점 더 힘든 노동과 배고픔에 시달리지만, “지금이 인간 시절보다 낫다”는 세뇌에 익숙해집니다. 끝내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도 다른 동물들의 행복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돼지들이 두 발로 서서 걸으며 돼지들과 인간이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닮아버린 모습으로 소설을 끝이 나죠. 이러한 장면은 권력이 어떻게 이상을 배신하고 결국 새로운 독재와 불평등을 낳는지를 강렬하게 드러냅니다.
이 책에서 많은 동물들이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게 나오는데 특히 복서라는 말에게 저는 감정 이입을 했습니다. 복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지만 계속 이용만 당하고 맙니다. 결국 도살장으로 팔려 나가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이 장면은 권력자들의 약속이 얼마나 허망한지 그리고 희생당하는 평범한 대중의 슬픈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죠.
<동물농장>이 쓰인 지 8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이라고 이런 상황이 많이 바뀌었을까? 하는 의문이 가끔 들기도 합니다. 오웰이 풍자했던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는 말이,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여전히 현실 속에서 되풀이되는 걸 보면, 이 소설의 경고가 얼마나 뼈아픈지 새삼 실감하죠.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 경계하고, 질문하고, 기억하려 애쓴다면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동물농장>은 평등, 자유, 혁명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어떻게 권력욕과 이기심에 의해 왜곡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힘없는 존재들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단순한 우화 그 이상으로, 우리가 사는 사회와 권력,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죠.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권력과 정의, 평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고전입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