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서평]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기적과 우연은 필연성

by cm

여러분은 기적이나 우연을 믿으시는 편인가요? 살다 보면 오래전에 만났던 지인을 길을 걷다가 뜬금없는 장소에서 만나기도 하고, 뉴스를 통해 로또에 두 번이나 당첨된 사람의 기사를 보기도 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대부분은 '와 이게 무슨 일이야?'하고 놀라죠. 리는 이런 일들을 ‘기적’, ‘운명’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은 정말로 '기적'인 걸까요? 오늘의 책은 기적의 확률에 대해서 분석한 책입니다.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책, 통계학자 데이비드 핸드의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바로 이 기묘한 우연과 기적의 비밀을 ‘비확률성의 원리’라는 개념으로 명쾌하게 풀어내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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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핸드는 모든 경이로운 사건들이 그저 확률의 법칙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죠. 저자와 책의 핵심 주장은 간단합니다. ‘극히 희박한 확률의 사건은 반드시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비확률성의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 사람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극히 낮지만, 수백만 명이 매주 로또를 사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는 누군가 당첨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기회의 수가 무한히 커지면 아무리 희박한 확률이라도 결국에는 발생한다는 것이죠.


이 책에서는 우리가 기적, 운명이라고 부르는 현상의 원리를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등 여러 하위 법칙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여기는 사건들은 사실 이 법칙들이 서로 맞물려 만들어낸, 지극히 자연스러운 통계적 현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통계학적인 내용이 많다 보니깐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그 내용을 개념 정도를 이해하는 선에서 넘어가면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얘기하고 싶은 바가 정확히 나옵니다. 저자는 인간이 왜 이런 우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패턴을 찾고, 무작위적인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심리적 편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죠. 인간은 우연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건들만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수없이 일어났던 ‘아무 일도 없었던’ 순간들은 모두 잊어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이 기적과 운명이라는 세상의 신비를 마냥 벗겨내기만 하려고 쓰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확률’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하려고 쓰인 책입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세계가 얼마나 거대하고,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이 매 순간 명멸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려는 의도죠. 세상의 우연들을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서 운명론이나 신비주의에 빠지는 대신, 그 이면에 숨겨진 합리적인 원리를 이해해 보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재밌는 관점이 아닐까 합니다.


"아주 많은 기회가 있으면, 아무리 드문 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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