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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꾸벅 조는 엄마[엄마이야기]

엄마를 마주하는 아주아주 사소한 순간들_4

by 하루다독
나의 아이를 글에 담으며
문득 나의 엄마가 떠올랐다.
그리고 아주아주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내가 엄마를 이해하는 기억들이
하나둘 마음속에 떠올라서 쓰는
작은 글.

내 기억 속는, 엄마가 빨래를 개다가

꾸벅꾸벅조는 모습이 있다.

비를 보다가도 머리를 살짝 구며

졸곤 하던 모습 어린 눈에 언제나 신기했다.


"엄마, 보다 자는 거야?"

"엄마, 지금 빨래 개다가 잔 거야?"

장난스럽게 불렀던 기억이 뚜렷하다.


밤에 일찍 주무시면서

낮에는 왜 그렇게 졸음을 참지 못하셨는지

어릴 적 나는 궁금했다.


그때 엄마는 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졸았니?"


_______

아기를 키울 때, 나 역시 틈나는 대로

잠깐씩 눈을 붙이는 게 당연했다.

아이가 잘 때 함께 자고,

짧은 휴식 한 번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나도 꾸벅꾸벅 졸곤 했다.

그때는 그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______

휴일. 아이와 함께 빨래를 개던 시간.

어느덧 다섯 살이 된 아이

수건을 서게 개며 조잘대다가

갑자기 나를 렀다.


"엄마, 잔 거야? 웃겨ㅋㅋ"


"내가 깜박 졸았구나"


아이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나도 엄마처럼 졸고 있던 걸 깨달았다.


엄마도

나의 재잘거림에,

문득 잠깐 눈을 붙이는 그 시간에,

조금의 안정감을 느끼던 걸까.


꾸벅꾸벅 잠든 마의 모습이

이제는 내게도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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