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마주하는 아주아주 사소한 순간들_4
나의 아이를 글에 담으며
문득 나의 엄마가 떠올랐다.
그리고 아주아주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
내가 엄마를 이해하는 기억들이
하나둘 마음속에 떠올라서 쓰는
작은 글.
내 기억 속에는, 엄마가 빨래를 개다가
꾸벅꾸벅조는 모습이 있다.
티비를 보다가도 머리를 살짝 떨구며
졸곤 하던 모습은 어린 내 눈에 언제나 신기했다.
"엄마, 티비보다 자는 거야?"
"엄마, 지금 빨래 개다가 잔 거야?"
장난스럽게 불렀던 기억이 뚜렷하다.
밤에 일찍 주무시면서
낮에는 왜 그렇게 졸음을 참지 못하셨는지
어릴 적 나는 궁금했다.
그때 엄마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졸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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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울 때, 나 역시 틈나는 대로
잠깐씩 눈을 붙이는 게 당연했다.
아이가 잘 때 함께 자고,
짧은 휴식 한 번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나도 꾸벅꾸벅 졸곤 했다.
그때는 그게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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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이와 함께 빨래를 개던 시간.
어느덧 다섯 살이 된 아이는
수건을 서툴게 개며 조잘대다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엄마, 잔 거야? 웃겨ㅋㅋ"
"내가 깜박 졸았구나"
아이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나도 엄마처럼 졸고 있던 걸 깨달았다.
엄마도
나의 재잘거림에,
문득 잠깐 눈을 붙이는 그 시간에,
조금의 안정감을 느끼던 걸까.
꾸벅꾸벅 잠든 엄마의 모습이
이제는 내게도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