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삼촌"
오랜만에 내 동생, 삼촌을 만나는 날이었다.
아이는 삼촌을 '내삼촌'이라고 부를 만큼
잘 따른다.
아이는 몇 번이고 삼촌이 언제 오는지 물었다. 그리고 시간이 다가오자,
작은 손깍지를 끼며 빛나는 눈으로 말했다.
"엄마, 소풍 갈 때랑 여행 갈 때처럼
삼촌 볼 생각에 설레어."
나는 아이가 '설렘’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놀랐다.
'본인의 마음을 저만큼
설명하는 나이가 됐구나'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단어가 갖는 감정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 설레는 건 어떤 마음이니?"
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데,
아직은 준비가 덜 된 마음처럼 느껴져
무서운 건 아니고, 기분이 좋아"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내 동생은
아이를 만났을 때
설렘이란 어떤 마음인지,
몇 번이고 그 말을 다시 듣고 싶어 했다.
아이의 순수한 말에 담긴
진심 어린 마음에 감동이었다고,
그 말을 들으며, 본인도 설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아이의 작은 설렘은 조용히 번져
어른들의 마음을 물들이고
오늘을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따뜻한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