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수박을 좋아한다. 우선 다른 과일에 비해 압도적으로 커다란 크기에 1차로 만족감이 오고 맛으로는 달콤하면서 시원해 그 어떤 음료로도 대신할 수 없다. 무엇보다 빨갛게 익은 속살을 쪼깰때 "쩌억"하고 갈라지는 소리가 경쾌해 기분이 좋아진다. 디자인적으로도 단연 돋보이는데 초록 열매에 선명하게 자리잡은 까만 줄무늬는 수박만의 개성이다. 입맛을 자극하는 새빨간 속은 초록색과 대비를 이룬다.
하지가 시작되고 유난히 더운날이 계속되면 우리끼리 수박파티를 열어 배터지게 먹곤 하는데 얼마나 진심이냐면 수박 전용 통과 커다란 쟁반을 구비해두었을 정도이다. 올 여름은 수박 가격이 비싸 자주 먹진 못했지만 그만큼 더 달게 느껴졌다.
한여름의 재미를 선사하는 수박은 옆으로 뻗어가는 덩쿨식물이다. 때문에 기본 재배 면적이 많이 필요하지만 좁은 밭에선 위로 매달아 재배하기도 한다. 실제로 위로 재배해 망에 매달아 놓은 이웃의 수박을 보니 무척 생소하면서 신기했다. 마트에서 보는 수박보다는 작아서 꼭 멜론 정도 되는 크기였는데 앙증맞고 귀여웠다.
노란 꽃 밑에 열매가 달린것을 보고 호박인가 했는데 수박이였다니...내 최애 과일인 수박을 몰라봐 미안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