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물론 그것이 인간관계를 유지하기에 장애가 되는 아주 커다란 불만이었다면 애초에 인간관계라는 것도 성립하지 않았겠지만 보통 대다수의 인간관계, 특히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도 사소한 불만은 한 번씩 생기는 법이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실 불만이라기보다는 불편에 가까운 감정일 것이다.
그 이유는 그 불편함이 원인이 어느 누군가의 확정적이고 명확한 잘못이 아니란 것에 있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실상 본인만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런 말은 쉬이 밖으로 뱉어내지 못하고 입에만 맴돌 뿐이고,
그렇다고 아예 내려놓을 수도 없는 것들이기에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경우가 간혹 있다.
특히 애써 참아오던 말들을 입밖에 내뱉는 순간 돌아오는 건 공감에 실패한 냉랭한 대답뿐인 것을 알기에 더욱 말하기도, 또 말하고 나서 수습하기도 어렵다.
이해받지 못할걸 알기에 혼자 끙끙대고,
성격상 태연한 척은 못하고, 그렇다고 또 말하지도 못하고
결국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바엔 말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이야기해도
말하고 난 뒤에 돌아오는 건 역시 후회뿐이다.
나라는 사람의 마음 깊숙한 생각을 표출해야 하기에
결국 옹졸하고 치졸한 나 자신의 밑바닥을 드러낼 뿐이다.
결국 경험상 스스로 이해하고 극복해야 될 문제들이 많기에, 감정적인 부분을 정리하지 못하고 섣불리 내뱉아보아도 결과는 공허할 뿐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감정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접근해야 된다는 것이다.
사실 감정에 솔직한 것은 대단히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지나치게 필터링이 안 되는 사람도 있지만)
하지만 정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문제라고 단정하기에 어려운 것들은 말하기 전에 조금 더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충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악의가 없는 행동에 상처받았다 한들 그것을 잘못된 행동이라고 무조건 치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상대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고 어느 선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끝끝내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아주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상대에게 공감을 얻어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역효과만 날 뿐이기 때문이다.
한 번씩 이런 고민에 빠질 때면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과연 내가 문제라고 느끼는 것이 정말 문제가 맞는지?
내 성격의, 내 가치관의 문제는 아닌지?
과연 나는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는지?
결과적으로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이렇게 고민과 갈등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고,
하나를 내려놓으면 또 하나를 얻을 수도 있듯이 생각과 이해의 확장은 한층 성숙한 나를 만들 것이다.
물론 지금은 잠시 답답할 수 있지만 인간관계에서는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갈 관계의 여유도 필요하다.
나 또한 완벽한 사람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