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을 끼고 늘 같은 시간, 늘 가던 길을 함께 걷는다. H가 팔에 힘을 줘보라고 장난스럽게 말한다. H의 단어와 말투는 늘 사랑스럽다. 나는 있는 힘껏 팔뚝에 힘을 줘본다.
"오, 뭐야~? 나 남자랑 만나고 있을지도~?"
뜬금없는 가볍고 장난스러운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다. 무릇 칭찬이란 소소하면서도 자주 마주칠수록 좋다. 언젠가 H가 말한 적 있다.
"오빠, 그거 알아? 삶은 고통 아니면 권태래."
H에 의하면 쇼펜하우어가 남긴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다치기 쉬운 환경에 놓여있는 것이다. 가볍고 지속적인 칭찬들은 크기가 작아 우리의 상처 사이에 스며들기 쉽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쉽게 낫게 한다. 그리고 그 위에 덧발라져서 상처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고 소소한 칭찬을 자주 투여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