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건 어떤 형태든 재밌다.
그래. 글을 쓴다는 건 그 자체로 하나의 놀이이자 탐험이다.
단어를 조합하고, 문장을 엮어가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이나 생각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가끔은 무겁게 사유하는 글을,
가끔은 가볍게 흘러가는 글을,
어떤 날은 말장난 같은 글을,
또 어떤 날은 온 마음을 쏟아붓는 글을.
형태가 어떻든, 쓰는 순간만큼은 내가 가장 나다워지는 기분이 든다.
생각을 정리해서 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글쓰기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마음속에서 뒤엉켜 있던 생각들이 글을 통해 차곡차곡 정리될 때,
나 자신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고
말로는 쉽게 표현되지 않던 것들도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간다.
때로는 글을 쓰면서 나 조차도 몰랐던 내 속마음을 발견하기도 하고,
미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문장 속에서 선명해지기도 한다.
나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생각을 정돈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 같다.
글쓰기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무언가다.
아마 글쓰기는 내가 말한 것을 스스로 귀 기울여 듣고, 표면 위에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자주 느끼는지,
종이 위의 글자들은 나보다 더 나를 잘 알면서 자연스럽게 순간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거만한 생각을 누르면서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걸 돕고, 거울처럼 비춰준다.
그래서 글쓰기는 스스로를 더 깊이 알아가고, 그것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기록되는 것이다.
글쓰기는 거울이다.
어쩌면 그럴지도.
스스로가 던지는 말과 생각, 감정을 비추면서
때로는 흐릿하게, 때로는 선명하게 스스로를 비춰주는 거울.
하지만 거울이 비추는 건 결국 거울 자체가 아니라, 그 앞에 선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스스로가 보고 싶은 것, 정리하고 싶은 것,
찾아가고 싶은 방향을 함께 비춰주고 있다.
하지만 글을 쓰며 생각해 보고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그저 흘러나오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니다.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위에 있다.
글쓰기는 그 과정에서 작은 조각들을 비춰줄 뿐이다.
그걸 조합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언제나 쓰는 존재다.
글을 쓰는 모든 사람은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니 어떤 형상이든,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시 조형할지 책임감 있게 결정할 수 있기를.
글쓴이들이 만들어가는 그 과정은 참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