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살아가다
2024. 겨울 어느 날
며칠 전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실이 냉기로 가득했다.
왜 이렇지?
영하란다. 영하 3도. 아니, 영하 3도가 이렇게 추웠던가?
그렇게 느낄 만도 한 것이 얼마 전까지 한낮에 내리쬐는 가을볕에 땀이 삐질 날 정도로 따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사이로 날씨가 매몰차졌다니...
전기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나오는 김에 창문이 금세 뿌여졌다.
진짜 추운가 보네...
아침에 따끈한 국을 끓여 아이들을 먹이고 등교시켰다.
등굣길에 부는 날 선 바람에 딸기가 춥다고 주머니에 손을 쏙쏙 집어넣는다.
이렇게 날이 추워지면 먹고 싶은 겨울 음식들이 있다.
주로 뜨끈한 국물요리들이 떠오르지만 오늘은 군고구마가 먹고 싶었다.
친절한 검색창을 통해 에어프라이어로 군고구마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70~80도에서 15~20분, 그리고 200도에서 25~30분 익히면
달콤하고 쫀득한 군고구마 완성~!
그대~~ 로~따라 했다. 난 뼛속부터 요린이니까~
오호호~!!! 맛난다 맛나! 진짜 군고구마를 먹게 되었다.
때마침 하교 후 돌아온 바나나와 초코,
두 볼이 상기된 채 콧물까지 훌쩍 거리며 들어온다.
방금 구운 따끈한 군고구마를 건네주니 따뜻하고 맛있다며 잘 먹는다.
밖이 아직도 많이 추운 게지...
고구마를 7~8개를 씻어서 다시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다. 한번 더 군고구마를 만들기 위해..
이번에도 성공! 레시피는 과학이다!
군고구마의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부지런히 그릇에 담아서 경비실로 들고 갔다.
추운 날씨에 밖에서 고생하시는 고마운 이웃...
군고구마라는 말에 군고구마보다 더 따뜻하고 환한 얼굴로 감사하다며 인사하시는 경비원분...
맛나게 드시길...
하굣길에 그릇을 찾으러 갔다. 아까와는 다른 경비원 분께서 맛있게 먹었다며 그릇을 전해주셨다.
그런데 용기에 메모가 붙어 있었다.
날씨에 어울리게..
군고구마 정말 맛나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행이다. 맛있게 드셨구나!
오늘 아침, 딸기를 등교시키고 오는 길,
경비원께서 나를 보시더니 밖으로 나오셔서 연신 맛있게 잘 먹었다고, 올해 들어 가장 맛있는 군고구마였다고 말씀하셨다.
특별한 것 없는 둥근 고구마 몇 알이 그분께는 기쁨이 되었나 보다.
따뜻함이, 감사가 되었나 보다.
내가 나눈 따뜻함이 더 풍성해져 다시 내게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세상 따시고 포근한 느낌...
올 겨울은 군고구마를 자주 구워야 할 것 같다.
사랑과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5월의 봄날보다 더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