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엄마의 날들

by 무지개맛 우유

중1이신 바나나와 나는 요즘 자주 부딪친다.

흔히들 말하는 반항적인 사춘기가 아닌, 혼내도 실실 쪼개며 엄마의 말을 귓등으로 쳐내는 강심장이 되어가고 있다. 그 낯짝을 보자니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른다.

초4이신 초코는 딸기에게 함부로 말과 행동을 한다. 여러 번의 타이름과 혼냄에도 한결같음으로 동생을 대한다. 뜨거운 것이 또 치밀어 오른다.

예비 초1이신 딸기도 점점 자아가 생겨 이것저것 자신의 뜻을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빠들만큼은 아니어도 뜨거운 것이 부글거리기는 하다.


40대 F인 엄마가 감당하기에 참 힘든 하루하루다.

각자의 소리를 내며 스스로로 커 가는 아이들의 매일이 그들만큼이나 내게도 버겁고, 힘..들..다..


문뜩 힘..들..다..라는 작은 탄식이 "힘이 들어갔다"라는 말로 들려왔다.

아이들을 잘 키우려고, 내가 다 하려고, 내 방식과 목표가 옳다고 힘을 들였던 것은 아닌가

아이들의 부모로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키워야 하는 것이지만

세상의 기준과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나와 아이들을 괴롭게 했던 것은 아닌가


모든 기준과 생각을 거두고 아이들을 바라보면 존재자체만으로 귀하고 아름다운데,

나의 틀에 맞춰 아이들을 조각하여 걸작이 아닌 졸작을 만들려 했던 것 같다.

온전하지 못한 내가 완전한 작품을 만들 수 없는데 말이다...


엄마는 아이들의 땅이 되어 주어야 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터전이 되어주고, 양분을 주는 땅이 되어 되어야 했다.

봄이 되면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갈아엎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을 통해 땅은 다시 씨앗을 품을 준비를 한다.

일 년간 씨앗이 건강히 자라 열매를 많이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한다.

엄마의 아픈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인 것 같다.

단단한 내면을 깨부수어야 하고, 부끄러운 진실과 마주하기도 해야 하며, 40년간의 생각과 행동의 패턴을 바꿔야 한다. 아프다 사실...

다만, 이 시간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넉넉히 사랑과 양분을 주며 엄마 스스로도 성숙해져 가길 바란다.

아이들을 위해 맞춰야 하는 삶이라 생각했는 데..

다르게 보니 삐뚤어지고 모난 내가 다듬어지는 시간이기도 한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오늘도 다듬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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