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싯다르타라는 소설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인도선교사인 아버지와 할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이 소설은 그 문장이 아름답고 사유가 깊다. 싯다르타가 바라문이 되었다가 사문이 되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여러 가지 혹심한 고행을 해야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는 아트만 인간만이 유일한 숭배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 생각난다. 그의 사상은 이처럼 심오하며 깊은 깨달음을 준다.
싯다르타는 여인의 육감적인 유혹을 받고 성욕이 일어나지만 한낱 암컷임을 알고 그를 거부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에 대한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자이나교의 한 사람은 부유한 삶과 가족을 버리고 승려의 삶을 선택한다. 그는 하루에 한끼를 먹고 뜨거운 햇살아래 맨발로 걸으며 갈증에 시달리지만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헤세가 데미안 이후에 더 성숙된 모습의 소설이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목표가 어디에 있는가를 시사해주는 책이다. 오늘 수많은 종교가 있지만 구도자의 길에서 벗어나 세속주의에 빠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인 외에도 모두가 구도자의 길을 걸어가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영원에의 시선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헤세의 초월에의 의지는 여전히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그의 문학 세계에 깃들여 있는 뛰어난 정신과 아름다운 정서 때문에 우리는 그의 문학에 경도되지 않을 수 없다. 끊임없이 시대의 병과 위기를 고발하면서 〈내면으로의 길〉을 통한 자아 해방과 새로운 생활 감정을 추구하는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사랑의 손길로 어루만지고 고뇌하는 지식인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온 헤세는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정신적 스승〉의 한 사람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