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평

모순

by 황인갑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모순, 양귀자


일란성쌍둥이의 서로 다른 삶을 보여준다. 안진진이 나영규와 김장우 중의 한 사람을 선택하는 내용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김장우인데 결혼은 나영규와 한다.

모순된 일은 우리 삶에 존재한다. 인생은 꼭 내가 이해한 것처럼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모순을 수용해야 한다.


이 책은 132쇄의 사랑받는 책으로 교훈적인 글들이 많이 있다. 특별히 우리 한글의 좋은 단어가 많이 나온다. 아슴아슴, 무렴 등이다. 이 소설의 문장은 잘 다듬어져 아름답다는 느낌이 든다.


작가란 누구일까. 아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답변이라면, 작가란 주어진 인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현실을 소설 위에다 세우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 번뿐인 삶을 반성하고 사색하게 하는 예술이 바로 소설이라고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굳건히 믿어 왔다.

남의 소설을 읽을 때나 내 소설을 쓸 때나 나는 이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내게 있어 ‘이야기’와 ‘감동’은 소설 창작의 핵심적인 화두였다.


바꾸어 말하면, 작가인 나는 ‘이야기’와 ‘감동’이란 주제에 매달려 사는 사람이다. 주어진 인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이야기와 새로운 현실에서 얻어 낸 감동을 더불어 나눌 수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작가가 꿈꾸는 세상이다. 문제는 이 두 가지 것을 함께 성취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데 작가의 고민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야기’와 ‘감동’을 젖혀 놓고 행해지는 소설에 관한 모든 논의에 무관심하며 또한 회의적이다. 마찬가지로 단지 이야기만 주장한다거나, 분석해서 얻어지는 감동만을 주장하는 논의 역시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이론들에는 작가의 자리가 없다. 작가의 자리가 없는 소설. 혹은 작가의 정신이 없는 소설 논의는 일시에 소설이란 장르의 탄생을 무화시켜 버리고 만다.

일상의 남루를 벗겨주고 상실감을 달래 주는 작가의 정신에 대해, 요즘 나는 다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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