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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논제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by 황인갑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목포시립도서관 독서 모임 2022.7.14. 우종영지음/한성수엮음, 메이븐, 2019

자유 논제

1.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무에게서 배웠다”라고 말하는 30년 경력의 나무의사의 예리한 분석을 본다.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3. 나는 나무에게 무엇을 배웠고 어떤 유익을 주는가요?

나무 의사를 천직으로 삼아 온 이래 수많은 나무를 되살려 왔다고 자부했지만, 곰곰이 되짚어 보니 내가 나무를 돌본 게 아니라 실은 나무가 오히려 나를 살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나무의 오랜 지혜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 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 평생을 나무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먹고 병든 나무를 고쳐왔지만, 실은 나무에게서 매 순간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이다.(p.7)


4. 막 싹을 틔운 나무가 성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무는 유형 기를 보내는 동안 바깥세상과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따뜻한 햇볕이 아무리 유혹해도, 주변 나무들이 보란 듯이 쑥쑥 자라나도, 결코 하늘을 향해 몸집을 키우지 않는다. 땅속 어딘가에 있을 물길을 찾아 더 깊이 뿌리를 내릴 뿐이다.(p.32)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깊은 산중에 싹을 틔운 야생의 나무들은 언젠가 하늘을 향해 마음껏 줄기를 뻗을 날을 기다리며 캄캄한 땅속에서 뿌리의 힘을 다지고 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기꺼이 감수해야 더 높이, 더 크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p.35)


5. 성장하려는 욕구를 억누르고 멈춘다는 것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한여름 우리의 눈을 기쁘게 하는 형형색색의 꽃들은 가지가 성장을 멈췄다는 증거다. 멈추지 않고 계속 자라기만 하면 풍성한 꽃도, 꽃이 진 자리에 달리는 튼실한 열매도 볼 수 없다. 내처 자라기만 하면 하늘에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뿌리로부터 점점 멀어져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나무는 스스로 멈춰야 할 때를 잘 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성장했고, 욕심을 내면 조금 더 클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어느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나무들은 자라기를 멈춘다. (p.38)


6. 나무의 틈과 인생의 틈은 똑같이 중요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숲이 새 생명을 품을 수 있는 희망의 땅으로 거듭나려면 틈이 필요하다. 나무가 수명을 다하거나 예기치 않은 재해로 쓰러지면 그 자리에 빈 공간이 생긴다. 그러면 거기에 따뜻한 햇볕이 들고, 햇볕을 받은 땅에는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뒤섞이면서 새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양분이 축적된다. 그래서 숲의 틈은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공간이자 결핍이 희망으로 탈바꿈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새 생명이 자라기 위해 숲에 빈틈이 필요하듯 우리 인생도 틈이 있어야만 한숨을 돌리고 다음 걸음을 내디딜 힘을 얻을 수 있다. 나 또한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나니 비로소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p.50)


7. 저자는 산행을 하면서 배낭의 무거운 짐을 줄이면서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고 한다. 여러분 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나친 욕심으로 무겁게 배낭을 메고서는 절대 멀리 가지 못하는 것처럼, 인생도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는 진정 원하는 곳에 이를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였다. 마음을 낮추고 가진 것을 내려놓을 때 인생길이든 여행길이든 비로소 가볍게 걸을 수 있다는 걸 왜 진작에 몰랐을까.(p.64)


8. 나무의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르쳐 주는가요?

나무는 죽음을 통해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벗어 버린다. 신체 기증 서약이라도 한 듯 나무의 주검은 수많은 생명의 양분이 된다. 생명이 다함과 동시에 곤충들이 솜씨 좋게 나무를 해부하기 시작하고 곰팡이균들은 해부된 목질을 잠식해 간다. 죽은 나무는 이 모든 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자신의 몸을 내주는 데 한 치 미련이 없으며, 기꺼이 수많은 생명의 멋잇감이 된다. 그래서 나무의 죽음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의 시간과 맞닿아 있다. 결국 죽음으로 삶의 정점을 이루는 것이다.(p.75)


터럭 하나 남기지 않고 흙으로 돌아가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나무를 보며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는 내 죽음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래서 미련 없이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길 수 있는 온전한 비움이기를 바라본다.(p.77)


9. 주목나무에게서 잘 내려오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오래된 주목나무가 속이 비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랜 세월이 흐른 끝에 비어버린 주목나무속 빈 공간은 작은 동물과 곤충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보금자리다. 수백 년을 지탱해 온 뿌리의 힘으로 굳건히 버티면서 나무는 상처가 남긴 빈 공간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는다. 나무의 텅 빈 속이 한겨울 매서운 비바람에 지친 동물들의 은신처로 변모하는 것이다. 살아서 몸을 보시한다고 할까. 노자도 말하지 않았던가. “그릇이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듯, 비어 있음으로 유용하다”라고.(p.88)


10. 씨앗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은 무엇인가요?

씨앗 안에는 오래도록 씨앗으로 존재하려는 현재 지향성과 껍질을 벗고 나무로 자라려는 미래의 용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은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는 힘과 언제든지 싹을 틔우려는 상반된 힘이 씨앗 안에서 갈등하고 타협한다는 증거다. 싹을 틔우는 씨앗의 기적은 맹목적인 기다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용기 있게 하늘을 향해 첫발을 내딛지 못하면 기다림은 결국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한다.(p.94)


선택논제

1. 나무 키우기와 아이 기르기는 서로 공통점이 있나요?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뿌리는 넓게 펼쳐지길 원하고 흙은 평평하기를 원합니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뒤에는 건드리지 말고, 걱정하지도 말며,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합니다. 그 뒤는 버린 듯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신기한 것은 나무가 제 자식 키우는 법도 그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육아 원칙은 하나, ‘최대한 멀리 떼어 놓기’다. 자신의 그늘 밑에선 절대로 자식들이 큰 나무로 자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까닭이다. 보호라는 미명 하에 곁에 두면 결국 어린나무는 부모의 그늘에 가려 충분한 햇빛을 보지 못해 죽고 만다.(p.69)


그렇다

그렇지 않다


2. 다음에 열거한 나무가 주는 교훈은 맞는 말인가요?

*붉나무-야성적인 나무, 도시 어디든 아주 좁은 틈만 있으면 대체 어떻게 뿌리를 내렸는지 어느새 고개를 내민다. 천금목(千金木)


*먼나무-나무들의 화려한 향연이 끝나 가는 가을 무렵 이때를 위해 참아왔다는 듯 색다른 변신을 한다. 한겨울에 붉은 열매는 후손을 남기기 위한 비책


*메타세쿼이아-이들이 택한 방법은 연대다. 땅 위로는 마치 황제펭귄의 겨울나기처럼 꼭 붙어서 먼 곳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함께 견디고, 땅속으로는 뿌리가 서로 단단히 연결돼 그물망처럼 흙을 움켜잡고 있다.


*버즘나무-미세먼지로 푸른 하늘을 보기가 어려운 요즘, 버즘나무들은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마당에 천연의 공기청정기 노릇까지 해 가며 푸른 잎을 피워 낸다.


*소나무-1년에 딱 한 마디씩 생장하는 소나무는 천천히 자란 덕에 속을 꽉 채우므로 천년의 풍상을 견뎌낸다.


*벚나무-1년 내내 고단한 삶을 사는 벚나무는 매해 봄 그 지난한 세월을 보상받으려는 듯 상처 난 가지가 하나도 보이지 않을 만큼 온몸을 꽃으로 치장한다.


*황칠나무-맑고 고운 금빛 액은 재해로 가지가 부러지거나 줄기에 큰 상처를 입었을 때, 찢긴 수피를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짜내는 치료제다.


*대나무-대나무는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지금 설령 사람들이 정해 놓은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더라도 불안해하거나 스스로 못났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미선나무-꽃이 핀 자리에 앙증맞게 달리기 시작해 점점 붉게 물들어 가는 미선나무의 열매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개박달나무-능선의 바위틈에서 저 혼자 평생을 산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함께 버텨 줄 나무가 없기에 줄기는 꼬여 있기 일쑤고 몸집도 크게 키우지 못한다.


*튤립나무-잎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비슷한 모양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신기하게 생겼다. 잎 끝은 안쪽으로 오목하게 파여 있다.


*보리밥나무-모진 바닷바람을 견디며 척박한 바위에 앉아 제자리를 지킨다. 절벽 위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운명을 탓하지 않으며 큰 나무를 시샘하지 않는다.


*아까시나무-비록 숲 가장자리의 척박한 땅이라도 햇볕이 있으면 어디든 스스럼없이 뿌리를 내리고, 보란 듯이 희고 탐스러운 꽃을 한가득 피워낸다.


*탱자나무-먹지도 못하고 예쁜 것도 아니고 쓸모도 없어서 미련하고 둔한 사람을 일컫는다. 집을 둘러싸는 울타리로 사용된다.


*팽나무-예로부터 느티나무와 함께 마을을 지키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무


*백리향-향기 속에 지난한 인고의 시간이 녹아 있다. 향기와 용기라는 꽃말을 동시에 지녔다.


맞다

맞지 않다


3. 사람을 보면 나무에 비교된다. 나는 어떤 나무에 해당되는가?

⓵아까시나무- 여러 차례 실패하고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아무리 잘라내도 마침내 가지 끝에 꽃을 피우는 사람


⓶버드나무- 누굴 만나든 다툼 없이 유연한 친구. 가지를 넘실대며 비바람을 이겨낸다.


⓷주목나무- 한결같은 모습으로 믿음을 주는 동료. 천년을 하루처럼 사는 주목나무(p.4)


※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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