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너 』
2023.7.13. 존 윌리엄스, 엘에이치코리아, 2020
자유 논제
1. 스토너는 영문학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가정을 이루고 학교와 가정에서의 갈등을 묘사한다.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1965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거의 50년이 흐른 뒤에야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스토너의 삶은 누군가의 지적처럼 ‘실패’에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그는 학자로서 명성을 떨치지 못했고,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인정을 받지도 못했으며, 사랑에 성공하지도 못했다. 그는 선하고 참을성 많고 성실한 성격이었으나 현명하다고 하기는 힘들었다. 불굴의 용기와 지혜로 난관을 극복하기보다는 조용히 인내하며 기다리는 편이었다.(p.392)
3. 스토너의 결혼생활에서 육체의 사랑을 거부한 이디스의 행동을 어떻게 보시나요?
한 달도 안 돼서 그는 이 결혼이 실패작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1년도 안 돼서 결혼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렸다. 그는 침묵을 배웠으며, 자신의 사랑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가 애정을 담아 그녀에게 말을 걸거나 몸을 만지면, 그녀는 그를 외면하고 내면으로 숨어 들어가 아무 말 없이 견디기만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동안 전보다 한층 더 힘들게 새로운 한계까지 자신을 혹사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같은 침대를 쓰는 것만은 고집스럽게 그만두지 않았다. 그럴 때 그녀가 깊은 잠에 빠져 있지 않으면, 긴장해서 몸을 뻣뻣하게 굳힌 채 고개를 옆으로 돌려 베개에 묻고서 자신을 범하는 그의 몸짓을 견뎌냈다. 그럴 때 스토너는 최대한 빨리 사랑의 행위를 하면서 이렇게 서두르는 자신을 증오하고, 그녀에 대한 열정을 후회했다. 그녀가 잠기운 때문에 반쯤 무감각해져 있을 때도 가끔 있었다. 그럴 때면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졸린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리곤 했다. (p.105)
그녀는 남편에게 그의 손이 닿는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심지어 그가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는 것도 마치 그녀를 범하는 행위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들의 굶주린 열정은 기억 속에 묻혔고, 마침내 스토너는 그것이 자신들 두 사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꿈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열정을 해소하던 장소인 침대는 이제 그녀의 병상이 되었다.(p.121)
4. 스토너는 같은 대학교수인 로맥스, 찰스 위커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윌리엄 스토너는 그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뭔가 할 말이 생기면 그에게 말을 건네고,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는 했다. 로맥스는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예의 바르면서도 짓궂고 냉담하게 그를 대했다. 그가 저녁식사 초대를 거절하자 스토너는 더 이상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p.130)
5. 스토너는 노년에 암에 걸려서 수술을 하게 된다. 스토너의 노년의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나요?
“종양을 꺼냈습니다. 아주 큰 놈이었어요.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몸이 훨씬 좋아질 겁니다.”
“그럼 퇴원할 수 있는 겁니까?” 스토너가 물었다.
“이삼일 뒤에는 일어나서 걸어 다니실 수 있습니다.”
“다만 한동안 입원해 계시는 편이 좀 더 편안할지도 몰라요. 그것을 전부…… 제거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방사선 치료라든가 뭐 그런 방법을 사용할 겁니다. 물론 통원치료도 가능하지만…….”
“ 싫습니다.” 스토너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베개로 다시 머리를 떨어뜨렸다. 또 피로가 몰려왔다. “최대한 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p374)
선택논제
1. 스토너의 삶을 행복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스토너의 삶을 슬프고 불행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p.393)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
2. 스토너는 딸 그레이스를 자기가 돌보게 된다. 여기에 대해 찬성하나요?
윌리엄은 여전히 딸을 돌보는 일을 대부분 맡고 있었다. 오후에 대학에서 퇴근해 돌아오면 그는 자신이 아이 방으로 바꿔놓은 2층 침실에서 그레이스를 데리고 내려와서 자신이 일하는 동안 서재에서 놀게 했다. 아이는 바닥에서 조용히 잘 놀았다. 혼자 노는 것이 만족스러운 모양이었다. 가끔 윌리엄이 말을 걸면 아이는 엄숙한 표정으로 서서히 기쁨을 드러내며 그를 바라보았다.(p.142)
찬성한다
찬성하지 않는다
3. ‘기존 관념’에 따르면, 이른바 그의 ‘불륜’이 진행되면서 가족과의 관계가 꾸준히 악화되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꾸준히 나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가 여전히 ‘집’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곳을 비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주 오랜만에 처음으로 이디스나 그레이스와 더 가까워진 것 같았다.(p.278) 여러분은 스토너와 자신의 제자 캐서린과의 관계에 대해 좋다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그는 연애를 했다. 그는 캐서린 드리스콜에게 자신이 품고 있는 감정을 서서히 깨달았다. 어느새 그는 자기도 모르게 오후에 그녀의 집을 찾아갈 핑계를 찾아내고 있었다. 어떤 책이나 논문 제목이 떠오르면 그것을 적어두고는 일부러 제시 홀 복도에서 그녀를 만나지 않으려고 피해 다녔다. 그래야 오후에 그녀의 집에 들러서 커피를 마시며 그 제목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었다.(p.263)
나이 마흔셋에 윌리엄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은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스토너는 거의 매일 수업이 끝난 오후에 그녀의 집으로 왔다.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고, 또 사랑을 나눴다. 아무리 놀아도 지치지 않는 아이들 같았다. 그렇게 봄날이 흘러갔고, 두 사람은 여름을 고대했다.(p.271)
좋다
좋지 않다
※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한 마디’와 토론 소감을 나눠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