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2025.11.13.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05
자유 논제
1.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겪은 빅터프랭클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 로고테라피를 발견한 이 책을 어떻게 보셨나요?
이 책에서 프랭클 박사는 로고테라피를 창안하는 계기가 됐던 자기 체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잔인한 죽음의 수용소에서 생활하면서 그는 자신의 벌거벗은 실존과 만난다. 아버지, 어머니, 형제, 아내가 강제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았거나 가스실로 보내졌다. 누이만 제외하고 가족 모두가 강제 수용소에서 몰살당한 셈이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모든 가치가 파괴되고, 추위와 굶주림, 잔혹함, 시시각각 다가오는 몰살의 공포에 떨면서 어떻게 삶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p.15)
2. 책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3. 친위대원의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인해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정해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깨닫는가?
그날 저녁에야 우리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가진 깊은 뜻을 알게 됐다. 그것이 우리가 경험한 최초의 선별, 삶과 죽음을 가르는 첫 번째 판결이었던 것이다. 함께 들어온 사람의 90퍼센트는 죽음을 선고받았다. 판결은 채 몇 시간도 못 돼 집행됐다. 왼쪽으로 간 사람들은 역에서 곧바로 화장터로 직행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들은 바로는 화장터 문에 유럽 여러 나라 말로 ‘목욕탕’이라고 쓰여 있다. 화장터로 들어가기 전에는 사람들에게 비누를 한 조각씩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p.35)
4. 수용소 안에서 종교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편 일단 종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아주 진심으로 그 속에 빠져들었다. 그 믿음의 깊이와 활력이 종종 새로 수용소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경탄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종교와 관련된 의식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막사 귀퉁이나 자물쇠가 채워진 컴컴한 가축 운반용 트럭 안에서 행해지는 임시 기도나 예배였다. 넝마 같은 옷을 입은 채 멀리 떨어진 작업장에서 피곤하고 굶주린 얼어붙은 몸을 이끌고 막사로 돌아가는 바로 그 트럭 안에서 즉석 예배와 기도회가 이루어지곤 했다.(P.66)
5. 강제 수용소 안에서 예술 행위가 가능할 수 있나요?
노래를 부르고, 시를 낭송하고, 촌극을 하는데 그중에는 수용소 현실을 풍자한 것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은 현실을 잊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었으며, 실제로 현실을 잊는 데 도움이 됐다. 모임은 매우 인기가 있어서 그곳에 가면 하루 양식을 먹지 못하게 되는데도 피곤한 몸을 끌고 카바레를 찾는 일반 수감자도 있었다.(P.75)
일반적으로 말해서 수용소 안에서 행해지는 예술 행위는 어떤 종류의 예술 행위든 간에 어느 정도 기괴한 측면을 띠고 있었다. 수용소 사람들이 예술과 관련된 행위에 깊은 감동을 받는 것은 음울한 현실과 예술 사이에 놓여 있는 엄청난 간극을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이다.(P.76)
6. 로고테라피와 정신분석은 어떻게 다른가?
로고테라피는 환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그렇게 하려면 환자의 실존 안에 숨겨진 ‘로고스’를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은 상당한 분석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런 점에서 로고테라피는 정신 분석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로고테라피가 환자에게 어떤 것을 다시 깨우쳐 주는 과정에서는 인간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는 본능적 요소에만 국한하지 않고 실존적 현실, 즉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뿐만 아니라 앞으로 성취되어야 할 실존의 잠재적 의미까지도 고려 대상이 된다. 어떤 종류의 분석이든, 심지어 치료 과정에서 정신론적인 것을 인정하지 않는 분석일지라도 환자가 자기 존재의 깊숙한 곳에서 정말로 소망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P.157)
7.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여러분은 이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P.166)
8. 신경 질환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인 예기 불안 anticipatory anxiety은 무엇을 깨닫게 하는가?
이 증상의 특징은 환자가 두려움을 느끼면 바로 그 증상이 정말로 나타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커다란 방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면 얼굴이 빨개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실제로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훨씬 더 얼굴이 빨개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원은 생각의 아버지’라는 말을 ‘공포는 사건의 어머니’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p181)
9. 비극 속에서 낙관이라는 로고테라피는 오늘 우리 시대와 나에게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요?
나는 인생이 4분의 1을 종합 병원 신경 정신과에 근무했으며, 그동안 자신의 곤경을 인간적인 성취로 바꾼 환자들의 능력을 보아 왔다. 그런 사례에 덧붙여 인간이 시련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실제적인 증거도 있다. 예일 대학교 의과 대학 연구원들은 “베트남전 전쟁 포로 중 포로 생활의 엄청난 스트레스(고문과 질병, 영양실조, 독방 감금 등)에도 그것이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는 체험이며, 그런 면에서 이로운 점이 있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한 많은 사람들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라고 얘기했다.(p210)
선택 논제
1. 수감자를 감시하는 카포는 수감자 중에 뽑는다. 카포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감시하는 병사보다도, 나치 대원보다도 카포들이 수감자에게 더 가혹하고 악질적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카포는 수감자 중에서 뽑았다. 수감자 중에서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한 성격이라고 인정되면 카포로 뽑혔고, 기대했던 대로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즉시 쫓겨났다.
일단 카포가 되면 그들은 금세 나치 대원이나 감시병들을 닮아갔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을 판단할 때에는 나치 대원이나 감시병과 같은 정신 의학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본다.(p.24)
감시자
배신자
2. 집행 유예망상은 수용자들에게 필요한 것인가?
정신의학에서는 소위 ‘집행 유예 망상 Delusion of reprieve’이라는 것이 있다.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가 처형 직전에 집행 유예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갖는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려 마지막 순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p.32)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
3. 수용소에서는 먹는 것에 대한 원초적 욕구로 시달려서 성욕조차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식욕과 성욕 중에 무엇이 더 강한가요?
영양실조가 수감자들의 정신을 먹는 것에 집중시키는 현상만 초래했던 것은 아니다. 수감자들에게 성욕이 없었던 원인도 아마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초기의 충격이 성욕을 감퇴시켰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모든 남자 수용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영양실조밖에는 없다. 남자들만 있는 다른 집단, 예를 들어 군대와는 대조적으로 수용소에서는 성도착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꿈에서도 섹스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꿈에서는 평소에 풀지 못했던 욕구나 불분명한 감정이 정확하게 나타나는 법인데도 말이다.(p.63)
※ 토론하고 느낀 소감을 나누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