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독백
자유로움이 좋았다
네가 보여준 잔잔한 한 컵의 여유에
나도 같이 내 마음의 한 컵을 따라버리고는
그 공간을 너로 가득 채웠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었다
그가 엮어준 단 하나의 말 매듭에
내 시간도 묶여버린 것 같았다
너를 기다리는 시간들을
접고 또 접어
너에게 가까워지고 싶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미세하게 떨리는 팽팽한 시계의 초침이
겨우, 그리고 힘껏
한 칸 한 칸, 너에게로 움직인다
울리는 너의 말에,
초침 위로 떨어진 나의 마음은 저릿해진다
너의 앞에서 줄곧 나는
시간 속을 어지러이 헤매다가,
시간 위를 사뿐히 디디고 곱씹어보다가,
내 멋대로 저 멀리까지 훌쩍 뛰어가보곤 한다
전하지 않는 말들이다
전하지 않을 말들이다
그러나, 어딘가에는 살아있으면 하는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