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에는 목표 세우기에 들어간다. 해마다 하는 나만의 루틴이다. 12월 마지막 한주는 한 해를 정리하기보다 다가올 해에 집중한다. 2022년도에도, 그전 해에도 나는 늘 목표를 세웠다. 책을 읽다 보니 장기목표와 단기목표를 구분 지어라는 조언이 있었다. 그 뒤부터는 목표도 나누어 세우기 시작했다.
'2023년도의 목표는 무엇으로 정할까?'
해마다 빠질 수 없는 제1의 목표는 다이어트다. 올해 역시 큰 목표 중 하나다.
몇 해 전, 1일 1식으로 16kg을 감량해본 적 있는 나는 그때만 해도 못할 게 없고 두려울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요요를 만났고 유지가 세상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나는 다이어트를 꼭 해야 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나의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이거니와 또 하나의 이유를 대자면 늦둥이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이면 큰아이가 16살, 둘째가 14살이 된다.
"애들 다 키워놓고 왜 고생을 다시 시작하려 해?"
"있는 애들만이라도 잘 키워"
"그 결심이 대단해, 나는 응원할게"
무지하다고 말리는 지인들도, 쉽지 않은 결정에 응원을 아끼지 않는 지인들도 많다.
신랑과 나는 올해 1월에 마음을 굳혔고 묶었던 아니 지졌던 정관을 연결하는 수술도 서울에서 받고 왔다. 그만큼 간절했다.
예약이 어려워 3월에 수술을 받고 나서 3개월간의 금욕을 지키고 수술도 잘되었다는 결과를 듣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간 감감무소식이었다.
첫째는 혼전임신, 둘째도 원할 때 바로 생겼던 터라 그리고 잃을 수밖에 없었던 셋째 아이도 금세 왔었기 때문에 더욱 애가 탔다.
지금도 한 달이 십 년 같다. 난임, 불임을 겪는 분들의 심정이 십 분 이해된다. 임신테스트기 그 두줄을 보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 주위에서 태몽을 꿨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아이를 갖는 것은 목표라기보다 크고 간절한 소망이다. 작년에 일을 그만두고 쌓아 놓은 살들을 버리는 것이 1차 목표다.
또 하나의 목표는 영어회화다.
이 목표도 해마다 하는 결심이다. 회화에 좋다는 영상과 성공담은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어왔다. 그러나 매번 그래왔듯 머리와 입은 따로국밥이다.
'왜 매번 제자리일까?'
그 해답은 이미 알고 있다. 목표는 원대하나 실행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안 한다. 나란 사람, 소망은 크지만 가동이 안 되는 멈춰버린 기계일 뿐이다. 반짝하다가도 몇 달 가면 시큰둥해진다.
해마다 연초만 되면 헬스장과 영어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그러나 몇 달만 지나도 그 뜨거웠던 마음과 다짐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다짐은 어느 누구보다 잘한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한 나는 꾸준함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학창 시절만 해도 방학 때가 되면 계획표는 기가 막히게 짜면서 일주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하는 폭죽 같은 사람이었다. 얼마 못 가는 게 팩트다. 그래서 올해는 유창한 회화를 꿈꾸기보다 한마디라도 해볼 수 있는 용기와 그 한마디를 쉽게 뱉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보려고 한다. 욕심은 버리고 나만의 걸음으로 걸어가 보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목표는 글쓰기이다.
작년의 목표 중 하나가 책을 낼만한 글을 쓰는 것이었는데 책 쓰기에 대한 책만 읽다가 진도를 못 나가던 중 서평단을 통해 '글로 성장연구소'의 최리나작가님을 알게 됐다. 작가님께서 브런치작가 수업을 하신다고 해서 책을 준비하기에 딱이란 생각이 들었고 바로 브런치작가에 도전했다. 도전결과 브런치작가가 되었다. 책은 못썼지만 책을 쓰기 전 글이 어떻게 써져야 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출간작가가 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해가 된듯하다.
2023년 1월부터 '글로 성장연구소'에서 하는'별별챌린지'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66일간 시행되는 글쓰기챌린지인데 바로 어제 온라인 O.T 가 있었다.
이번 챌린지가 계속되고 나의 글들이 누적되다 보면 글 쓰는 근육도 커질 테고, 엉덩이 힘도 기를 수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글 쓰는 실력이 마구마구 자라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가슴이 떨려왔다.
'만원'을 걸고 66일의 도전에 나서지만 100만 원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나의 2023년, 다른 해보다 목표의 가짓수는 작지만 오늘만 목표를 정하란 법은 없으니 하루하루 살아가며 내 걸음과 내호흡에 맞게 실천해 나가고 또 다른 목표도 세우며 다듬어가 보려고 한다.
그림도 그리고 싶고, 악기도 다뤄보고 싶고, 바느질도 해야 하지만 일단 3가지 큰 목표를 작심삼일이 아닌 작심일일의 마음으로 매일매일 한 발자국씩 떼어보려고 한다.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루틴들로 장기프로젝트를 실행해 나갈 것이다.
2023년 12월이 되었을 때 조금은 성장한 나, 목표를 이루어 환하게 웃는 나를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