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와 사유
나는 타인을 이해하고 싶고 세계를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보다 간절히 나를 이해하고 싶었다. 나는 자주 후회했고 금방 실망했다. 즐거움 앞에선 쉽게 흐트러졌고 슬픔 뒤엔 곧잘 무너졌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때마다 반성한다며 너저분한 감정을 뒤적거리는 피곤한 일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알 수 없는 내 행동과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을 분석하고 정돈해야 했다. ‘나를 공부함으로 내일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음엔 더 잘 해낼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어쩌면 나를 이해하는 것은 ‘나’라는 인간을 조금 더 알뜰하고 가치 있게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p.11)
지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아는 것. 과거에 얼마나 많이 했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현재까지 꾸준히 했기에 알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왠지 좀 겸손한 섹시미가 있다.(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