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차가 박살이 났다.
일하러 간 식당에 주차를 해뒀는데 폐차를 해야 할 지경이 됐다.
음주측정 후 안전벨트 미착용이던 기사분께서는 운전면허증을 제시해 달라던 경찰의 말에 냅다 도망가시다 시어머니의 차를 들이박았다. 그 후 산으로 도주했다는 것을 보니 아마도 무면허 같다며 다들 입을 모아 얘기하셨다.
어찌나 세게 박았는지 트렁크반이 사라지고 차가 밀려 앞쪽도 반이 없어졌다.
안 그래도 여리신 분인데 걱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디서 폭발사고가 일어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하셨다.
벌벌 떨리신다는 말에 나 또한 어찌해야 될지 몰라 동동거렸다.
그나마 다행인 게 식사시간이 지난 뒤라 사람이 많이 없었다 하셨다.
TV에 자주 나온 식당이라 바쁜 곳인데도 불구하고 그 당시 사람이 많이 나간 뒤라 인사사고는 없다고 하셨다.
정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머니차는 폐차장으로 갈 만큼 찌그러졌지만 안 다치셔서 어찌나 다행이든지, 그것만으로 감사했다.
어찌 보면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밤이라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