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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베푸는 선물

by 박현주

저녁시간이 되었다.
등산 모임을 다녀온 신랑은 속이 더부룩하다며 저녁을 건강식으로 먹고 싶다고 했다.
얼른 된장을 지지고 채소를 거두러 텃밭으로 향했다.

덥다고 신경도 못썼는데 무럭무럭 자라준 야채들이 고맙기만 했다.
풍성한 야채옆에서 함께 자라나는 잡초도 오늘은 내버려 두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한히 베푸는 채소에 마음이 넉넉해진 게 가장 큰 이유인듯하다.
내일 새벽까지 놔두기로 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상추, 가지, 가지를 닮은 가지고추, 오이 등 밭은 나에게 많은 걸 베풀었다.
덕분에 저녁상이 건강하면서 풍성해졌다.
더운 요즘, 특별한 요리 없이도 반찬이 되어주면 그것만큼 고맙고 감사한 일이 없다.
오이나 고추, 상추는 쌈장하나만 있어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오늘 저녁상은 채소들 덕분에 금방 준비할 수 있어서 고되지 않았고 건강하게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
소소하면서 소박한 저녁을 먹었다.

배가 부르니 행복은 덤으로 왔다.
배부르게 먹고도 남은 상추와 고추들을 보니 마음이 넉넉해졌다.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동이 멈추질 않았다.

무럭무럭 자라는 여름날의 채소는 자연이 주는 큰 선물이었다.
오늘만큼이라도 자연이 주는 특별한 선물을 당연하게 받지 말자고 조용히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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