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여행도 언제나 옳다 -1

통영 욕지도

by 박현주

"1박 할 거 짐 싸봐라"
오늘의 여행 역시 즉흥으로 이루어졌다.
아들, 딸은 각자 나름대로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여행을 함께 하지 못했고 신랑과 단둘이 오게 됐다.

사량도 여행 이후, 우리끼리 하는 두 번째 여행이 되었다.
섬과 배를 애정하는 신랑, 바다를 애정하는 나는 오늘도 섬으로 왔다.
바로 경남 통영의 '욕지도'가 목적지였다.
매체를 통해 많이 봐오던 섬이자 한 번쯤 가보고 싶던 섬이었다.





여행의 루트를 대충 상상해 가며 서둘러 짐을 샀다.
여벌옷과 속옷, 세면도구와 수영복, 화장품과 충전기정도만 부랴부랴 챙겨 집을 떠났다.

흐린 날씨였지만 내 기분만큼은 맑음이었다.
한 달 동안 집콕하느라 답답했던 것도 있고,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던 시기도 있었던 터라 급으로 결정된 여행이라 할지라도 나는 감사했다. 가는 동안 차 안에서 배편과 숙소를 예약했다. 즉흥적으로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이런 과정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서김해를 지나니 도로가 축축이 젖어있었다.
"통영은 갈 때마다 비가 맞아주네"
"그러네, 지난번 사량도 갈 때도 비가 왔었는데"
여행 갈 때 내리는 비가 반갑지만은 않지만 특히 바다 갈 때만큼은 최대한 마주 하기 싫다.

싫다고 한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걸까? 창원에 들어서자마자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비가 쏟아졌다.
이대로라면 배가 뜰지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중화항에 도착하니 다행스럽게도 빗줄기는 약해졌다.

소속을 밟고 배에 올랐다.
바람이 분다고 방송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50분 소요되는 뱃길을 한 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1시 20분경 욕지도에 도착을 했다.

배에서 내려 욕지도 지도한 장을 들고 도로를 내 달렸다.
검색은 언제 해본 건지 욕지도에 가서 들려야 될 곳을 읊기 시작했다.

조금 다니다가 짬뽕을 먹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신랑의 목소리가 왠지 들떠 보였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전망대도 많건만 비와 안개로 해안구경이 쉽지 않았다.
잘 닦인 도로를 보며 가을 자전거여행도 계획해 보았다.

신랑의 다친 발목이 아직 성치 않은 상태라 많이 걷는 쪽은 피했다.
가다 보니 오른쪽 저 아래로 출렁다리가 보였다.
"출렁다리는 가봐야지!!"
신랑이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감사하게도 출렁다리를 걸을 때는 비가 흩날리는 정도라 우산도 필요 없었다.
왼쪽으로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느라 잠시 얼어있기도 했다.
출렁대는 다리를 걸으며 같이 왔다면 무서워했을 아이들도 떠올려보았다.





그렇게 욕지도 한 바퀴를 둘러보고 신랑이 알아둔 짬뽕집으로 향했다.
숙소 바로 옆옆건물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어가 유명하다는 짬뽕을 주문했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신랑은 해물짬뽕, 나는 이 가게에서 유명하다는 게 새 키 짬뽕을 주문했다.
게 새 키 짬뽕이란 꽃게, 새우, 키조개, 관자등이 들어간 짬뽕인데 이 집에서 주력하는 메뉴 같았다.



해물 짬뽕 과 게 새 키 짬뽕


오래 걸리지 않아 짬뽕을 마주했다.
감탄사가 나오는 비주얼이었다.
신랑의 갑각류는 나에게 오고 내게 있던 관자와 키조개는 신랑에게로 갔다.
면은 또 왜 이리 많은지 면도 신랑에게 넘겨주었다.
그릇을 비워갈 때쯤 천둥번개까지 치며 비가 새 차게 내렸다.
가게에 양해를 구하고 비가 조금 누그러질 때까지 5분 여정도를 더 앉아있었다.

얼른 차로 달려가 비를 피했다.
비도 오고 꿉꿉하니 차를 타고 일단 동네를 살펴보자고 했다. 이번 여행은 경차를 타고 온 여행이어서 골목길을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아, 맞다! 그 커피숍 가자. 할머니가 하신다는데 있거든, 좋은 일도 많이 하시고 커피맛도 있다더라."

신랑의 말에 운전대를 돌렸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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