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안고 갈 상처와 마주했다

by 박현주

나에게 아픈 기억은 딱지와 같다.

나도 모르게, 혹여 알지만 건드려지게 되면 피가 솟는다.

어느 때는 적게, 어느 때는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오늘 저녁, 신랑이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대서 잠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친구의 부고에 심정이 상했을 만도 한데 술 몇 잔을 털어 넣고 위로 삶는 듯했다.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리 이야기가 이어졌다.


과거를 후회하고 아파하는 이야기였다. 내 딱지가 서서히 건드려지고 있었다.

누구의 탓도 아닌 일인데 자책을 하고 있었다.


요 며칠 새벽 3시경에 깨어 쉽게 잠들지 못하는 그를 알고 있었다.

그이 유엔 우리의 과거도 있었다.


그 사건은 우리 인생을 흔들고 바꿔놓았기에 피하고 싶다.

그럼에도 간혹 끄집어내지고 건드려지면 아프다.


칼로 난도질하는 듯 한 고통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울음이 목까지 차올랐다.

결국엔 두 눈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꺼이꺼이 울어버렸다.


이 딱지는 평생 아물 수 없음을 안다.

그 사실을 알기에 더 가슴 아프고 더욱 쓰라린다.

내 상처를 들여다보는 듯 알아주는 신랑이 고맙고 감사하지만 슬픔은 쉬이 가시질 않았다.






글로 성장연구소에서 하는 탄탄글쓰기 첫 번째 수업날인데 듣는 내내 눈물이 흘러 비디오도 끈 채 집중하려고 애를 썼다.

죄송하게도 수업의 기억은 끊어져있다.


또 건드려질지 모르는 아픔이고, 얼마나 울어야 끝이 날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 덕분에 우리 부부는 탄탄해졌다.

그 사실에 감사함으로 살고 싶지만 감사한 마음보다 아픈 마음이 더 크다 보니 그게 쉽지가 않다.


그냥 다독거리며 반창고나 한 번씩 발라주고 연고나 발라주며 아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평생 함께 가야 된다는 사실이 가슴 저미도록 슬프고 아프지만 나는 더욱 단단해지리라 믿는다.


되돌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욕심이라고 해도 좋으니 딱지가 아물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가장 큰 기도제목이기도 하다.

상처가 건드려진 오늘, 이기적인 나는 기적을 기대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최고의 선택인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