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주 Nov 18. 2023

만날 사람은 만나진다

만날 사람은 만나진다는 말.
어제의 우리가 그러했다.






올해 3월 11일, 글로 성장연구소에서 주최한 오프모임에서 우린 처음 만났다.
글로만 만나다가 직접 대면을 하고 나면 더욱 깊어지고 진해진다.
글을 쓰고 나누며 함께 웃고 울어서일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더 갔던 그녀들이다.


11월 17일. 반년이 훨씬 지나 우린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사이 글로 소통을 했고 sns로 서로의 안부를 전해서인지 자주 만났던 사이처럼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평산책방



양산에 위치한 '평산책방'에서 우린 재회했다.
두 분 다 어찌나 반겨주시던지 반가움이 곱절이 됐다. 기쁘게 맞아주셔서 어색할 틈도 없었다.


책방에 들어가니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책을 많이 읽던 작가님들이라 책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부유해지 것 같았다. 그것뿐만 아니라 좋다고 찜해 둔 책을 선물로 건네시는 작가님들 마음에 또 한 번 감동했다.
마음 같아선 하루종일 보고 싶은 책을 읽으며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욕심은 일단 접어두고 사고 싶은 그림책 한 권을 마저 사고서야 책방을 나올 수 있었다.




주린 배부터 채우자며 순두부집으로 향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곳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두 번째 만남이지만 어제 만난 것 같은 편안함이 있었다.
순두부와 갖가지반찬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나서  가까운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카페이름 하나를 셋다 다르게 부르며 배꼽을 잡았고, 건축물들을 보며 왜?라고 질문하는 경화작가님의 모습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나와는 다른 모습이라 색다르게 느껴졌다.
글을 잘 쓰실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좋은 자리를 골라 앉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볕도 반가웠아늑하기까지 했다. 의자까지 편안해서인지 3시간을 엉덩이 한번 안 떼고 앉아있을 수 있었다.


다양한 이야기들틈이 없었다.
꽉꽉 채웠다. 김장김치를 항아리에 꾹꾹 눌러 담는 것처럼 우리 이야기도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김치가 숙성되듯 우리의 시간도 점차 무르익어갔다.


정말 많은 순간들이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고민해보기도 고 아티스트웨이, 바인더, 모닝페이지에 대해 듣게 되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고 세차게 뛰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간지러웠던 곳이 긁어지는 이유 모를 시원함이 느껴졌다.


 작가님들의 삶을 접하며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나이에 상관없이 배울 것도 많았고, 얻은 게 너무 많은 시간이었다.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처럼 오늘 얻은 행복 덕분에 저녁밥 생각이 하나도 안 났다.


잠자리에 누워 바인더를 고르고, 사고 싶은 책을 주문했다.
경화작가님의 바인더를 보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고, 부러움과 대단함이 동시에 다가왔다. 바인더를 4년 쓰시고 나서 수업을 시작하셨고 자격증도 따셨다 하니 나도 마구 따라 쓰고 싶어 졌다.
개인적인 욕심에 줌으로 수업을 해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나눠 적는 내 노트들은 찾아보기도 힘든데 작가님의 바인더는 훌륭했다.
분류부터 잘되어있었고 한눈에 찾아보기 수월했다. 나도 바인더를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졌다.


드린 선물들♡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책갈피를 만들어 선물로 드렸지만 얻은 게 더 크고 많았던 시간이었다.
두 작가님은 서로 다른듯하나 참 잘 어울렸다. 깍지 낀 손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다른 색이지만 잘 어우러져 마치 무지개를 보는 것 같았다.
작가님들 덕분에 행복했고 가슴 벅찬 하루였다.
글로 인연이 되어 이렇게 만났고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는 게 감사했다.
함께한 작가님들도, 함께한 시간도 모두가 나에겐 선물이었다.


다음 모임은 꽃피는 봄을 기약했다.
'3월까지 어찌 기다리지?'


선물이었던 어제 같은 날이 하루속히 다시 오길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드디어 만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