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주 Dec 05. 2023

쉼이 필요해

모든 것에서 손을 놓았다.


읽던 책도, 필사도, 다이어리도, 심지어 sns까지 모두.

의미를 잃었다기보다 더 멀리뛰기 위해 일보 후퇴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우기고 싶다.


그 와중에 매일 글만큼은 썼다. 지금의 글쓰기는 즐기기보다 의무감으로 쓰고 있지만 잠시나마 숨 쉴 구멍이 되어줄 거란 생각에 놓지 않고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가? 잘 모르겠다.






일을 시작하고 체력의 90프로를 밖에서 쏟다 보니 집안 돌보기가 무척 힘들다. 체력적인 한계가 느껴져 아무것할 수가 없다.

열심을 내자니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한계에 다다른 느낌. 해야 될 일과 할 일들이 나를 옥죄어온다.


그저 살고 싶어서, 살기 위해서 모든 것에서 손을 놓았다.


맡일 일도 많고, 연말이라 다음 해를 위해 계획할 것도 많지만 지금은 나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 여기고 싶다.



안으로는 잠잘 시간에 잘 자고, 삼시세끼 좋은 음식으로 나를 채우고,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를 괴롭히지 않도록 노력했다.


밖으로는 내가 해야 될 일에만 최선을 다하고,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하고 싶은 일은 제쳐두고 해야 될 일에만 몰두했다.

그 길만이 나를 살리는 방법이라 여겼다.



'내가 원한 삶은 이런 게 아니데... '

마음에 안 드는 일들이라도 마주하면 후회와 아쉬움이 이내 날아들어 날 마구 흔들어댄다.

지금 나의 상태는 힘껏 불어놓은 풍선을 놓치기 직전이다.

여유도 없고 쉼도 필요하다.


그나마 쉼을 얻는 건 매일 글을 쓰는 순간과 저녁을 먹고 동네 한 바퀴를 걷는 일이다.

한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지내고 싶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 이기적으로 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격하게 자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