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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Nov 30. 2023

격하게 자고 싶다

새벽에 발생한 지진으로 4시간밖에 못 잤다.


전날은 기분 좋은 떨림으로 인해 밤 12시를 넘어서야 겨우 잠을 청할 수 있었고 정확히 4시간 뒤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잠을 자지 말라는 건가? 조용하던 '지진'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오전근무만 하는 오늘도 점심약속, 산부인과를 전전해야 했고 이 추운 날, 자전거를 타고 1시간 등굣길에  나선 아들이 추위에 두 손을 들었고 하교를 위해 아들학교로 향해야 했다. 자전거를 으러 가야 했기에. 


학교 앞에 도착하니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그때라도 자야 했다.


시린 눈을 부릅뜨고 책 읽어주는 유튜브영상에  푹 빠져 1시간을 보내버렸다.

집에 와서도 비몽사몽으로 빨래를 걷고, 연탄을 갈고,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봤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을 감수해내다 보니 하품이 절로 나오고 눈물이 나도 모르게 솟아난다.

'자고 싶다, 자고 싶다'

자고 싶다며 주문을 외우듯 마음으로 아우성을 쳤다.



나는 지금 잠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엎드려 이 글을 쓰고 있다.

나와의 약속을 위해.


뜨끈뜨끈한 바닥이 길었던 하루를 위로한다.

자고 싶다. 격하게.




이제 마지막 부분이다.

글을 마무리 짓고 자야겠다.

하루가 길었던 모든 분들이 포근하고 따뜻한 밤을 보냈으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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