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주 Dec 22. 2023

동지엔 팥죽이지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라고? 그게 무슨 뜻이고?'
궁금했다.
왜 동지를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하는 건지.


세상은 늘 문제와 답을 함께 준다.

아주 궁금해하고 있는데 어느 방송에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줬다.
"동지는 날씨가 춥고 밤이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라고 부른대요."

역시나.
보통 동지는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짧은 절기라고만 알고 있었지, 왜 그리 부르는지 몰랐었는데 바로 궁금증이 풀려버렸다.






어제는 이른 퇴근을 했는데 식당을 하시는 한 어머님(단골 환자분)께서 팥죽을 만들어오셨다.
직원수대로 갖고 오셔서 한통씩 안겨주셨다.
동지라고 팥죽을 만들어서 직접 갖다 주시다니 감사했다.
진료를 보러 오신 것도 아니고 일부러 챙겨주려고 갖고 오신 건 마음 없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감동스러웠다.


나는 팥죽을 만들어본 적이 없고 먹을 일이 있으면 사 먹었던 기억뿐이라 팥죽선물은 유독 반가웠다. 특히 새알심들은 팥죽이라 더더욱 반가웠다.
퇴근 후,  팥죽선물에 대해 시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며 한 그릇을 떠 드셨다.




동지인 오늘 아침, 신랑에게 한 그릇 권했더니 안 좋아한다고 거부했다.
나라도 먹자 싶어 먹었더니 아무 맛이 없다.
팥죽은 달아야 된다면 설탕을 뿌려 비벼먹었다.
팥죽 먹을 때는 소금파, 설탕파로 나뉜다던데 나는 설탕 파다.
달콤하게 한 그릇하고 나니 힘이 솟는듯하다.
악귀도 도망갔을 거란 재미난 상상으로 동지아침을 보냈다.

동지답게 매섭고 추운 날이지만 달콤한 팥죽덕에 내 입과 마음은 훈훈하게 시작했다.


팥죽을 보며 가족의 건강과 안녕도 소망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에 4시를 2번 만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