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간 정말 큰일 나겠다.' 화장실 변기에 앉았는데 눈이 자연스레 아래로 향했다.
넓어질 대로 넓어진 허벅지며, 그 위에 보란 듯이 얹어져 있는 뱃살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4개월 전, 피곤할 대로 피곤해진 몸이 이상해 피검사를 받았고 콜레스테롤이 높다 해서 약을 먹기 시작했다. 이것도 충격이었는데 작년에 입었던 원피스가 입고 벗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나름 간헐적 단식이라며 17:7을 하고 있었는데 체중계의 숫자는 변함이 없었다. 무언가 조치가 필요했다. 마침 지인이 하시는 건강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근육자산에 대한 강의였다.
'근육 1kg이 1300만 원의 가치가 있다니!' 이 강의가 꾸물거리던 나를 움직이게 했다.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가보자는 마음을 갖게 했다. 휴가가 끝나자 본격적인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한 끼는 프로틴 식사를 무조건 하고 운동도 매일 30분 이상 하자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몸무게를 재어보니 1킬로가 빠져있었다. 크게 힘들지 않았는데 체중계의 숫자가 움직이다니 놀랍기도 하고 신이 났다. 감량이 눈에 보이니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기왕 하는 거 디톡스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실행에 옮겼다. 출근하는 날엔 새벽 4시에 기상해 30분~1시간씩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했고 근무가 없는 휴일엔 자전거도 타고 등산도 했다. 운동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식단이 문제였다.
3일간은 프로틴식사만 해야 하고 나머지 12일 동안엔 한 끼 식사만 허용되고 두 끼는 프로틴식사로 대체돼야 한다.
그 룰을 보니 침이 꿀꺽 삼켜졌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민도 잠시, 겁도 없이 디톡스 15일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시작하고 이틀간은 괜찮았다. 힘듦도 지침도 없어 참을만했다. 5일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부했다. 그만큼 당당한 마음가짐이었는데... 잘하고 있었는데... 왜 하필 말복이 끼어있는 건지... 프로틴식사만 해야 하는데 가족들이 뜯고 있는 통닭을 마주하고 있으니 못 먹는 괴로움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나는 그저 오이를 우걱우걱 씹어먹으며 가슴으로 울어야 했다.
다음날인 오늘, 몸무게를 재어보니 디톡스 시작 전 보다 2.3kg 감량!! 새벽이라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어제의 통닭을 잘 참아낸 내가 대견스러웠다. 장하다, 나 자신. 이제 12일 남았고 오늘부터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살 것 같았다. 쉽게 도전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지만 스타트가 좋았다. 함께해 주는 언니도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기뻐해주셨다.
이제야 내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달고 짜고 매운 음식들로 날 얼마나 괴롭혀왔던 건지 반성도 하게 되고 좋은 음식들로 나를 건강하게 채우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결과도 좋았지만 그 속에서 얻은 교훈이 더 컸다. 3.3kg 이상의 기쁨과 교훈을 얻었다. 남은 기간도, 앞으로도 나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