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면 가슴이 아프고 부모가 아프면 머리가 아프다'
이런 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이 소리를 듣는데 왜 이렇게 속상하고 답답해져 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운동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도 나이 들어 아이들에게 짐이 되기 싫었던 것도 있고, 병원에 오시는 환자들을 보며 건강하게 늙어가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4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젊었을 때는 젊은 혈기에 겁도, 두려움도 없었다. 옆도 뒤도 돌아볼 겨를 없이 그냥 열심히 살았다. 아이들은 커가고 엄마, 아버지는 작아짐을 느끼면서 내 마음도 조금씩 변해감을 느꼈다.
'아이들에게 짐이 되선 안돼, 건강하게 늙고 싶다.'
이런 마음이 생기니 먹는 것도 조심하게 되고 시동이 걸리지 않던 운동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부모님도 70을 향해 가고 계신다. 간혹 병원에 오시는 할머니들과 얘기를 하다 보며 우리 부모님 나이를 듣고
"아직 한창이네, 새댁이네, 새댁."
이라고들 하시지만 예전만큼 건강하지 않아 보일 때나 여기저기 아파서 약을 드신다는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그렇다고 머리가 아픈 건 아니지만, 예전보다 걱정될 때가 많아졌다. 우리 부모님만큼은 건강하셨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내가 이런 걱정과 염려를 하듯이 아이들도 그럴걸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그러며 다짐도 하게 된다.
'좋은 것만 내 입에 넣어줘야지, 나를 위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운동을 쉬지 말아야겠다' 하면서.
씁쓸한 말 한마디가 불러온 파장이 어제 오후를 잡아먹었다. 오후 내내 그 말 한마디가 머리에서 맴돌았다.
'잘 먹고 잘살자. 아이들 머리 아프지 않게.'
다짐하고 또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