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인연에 보답하는 인생

사람이 재산이다

by 박현주

며칠간 잠을 통 못 잤는데 낮잠을 푸근하게 자고 나니 살 것만 같다. 역시 잠은 낮이나 밤이나 꿀맛 같다.

아이들 방학기간 동안 지인들을 거의 안 만나다시피 하다 오늘, 애정하는 언니들의 연락으로 급작스럽게 만남을 가졌다.


낮잠을 자고 뉘었던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 찰나에 전화가 왔고 밥은 넘기기 힘들 것 같아 우리 동네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부탁드렸다. 흔쾌히 오시겠다는 대답을 듣고 그때부터 아이들의 점심을 준비했다.
시커먼 짜장소스에 떡을 넣고 짜장떡볶이를 후딱 만들어 대령하고선 한걸음에 '하늘정원카페'로 향했다.


우리 동네에서 차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기도 하고 식물카페이자 북카페이기도 한, 그리고 나의 바느질작품을 판매해 주시는 고마운 곳이기 때문에 지인들과 종종 여기에서 만남을 갖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커피향보다 봄꽃의 향기들이 나를 먼저 반겨주는 이곳은 참새인 나의 방앗간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정원카페에서



도착하고 5분도 안되어 언니들이 도착했다.
약 2달 만에 만나다 보니 반가움에 얼싸안고 방방 뛰기도 했다. 기쁨도 잠시, 만나지 못했던 시간 중에 한 달 동안 아파서 종합검사를 예약해 두셨다는 언니를 보니 걱정이 몰려왔다. 별일 없길 간절히 바라고 바랬다.

3명이 먼저 모였고 얼마 뒤 한 분이 더 도착했다.
3명 먼저 각기 다른 음료를 주문하고 못다 한 이야기, 밀어뒀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지난주, 회사에서 파타야 연수를 보내주셔서 다녀온 큰언니의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코코넛칩 과자와 망고, 두리안 사탕을 선물로 주시기에 얼른 주머니에 욱여넣었다.
그 모습이 귀엽다며 웃어주는 또 다른 언니^^ 언니눈이 하트로 보인다.






입에 전혀 맞지 않는 파타야의 음식이야기, 햇빛알레르기로 뒤집어진 이야기,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인 진리의 성전이야기, 너무 커서 다 보고 오지 못해 아쉬웠던 농눅빌리지이야기, 크루즈 선상파티까지 이야기 듣는 내내 부러움과 궁금증이 뒤엉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이래서 여행은 늘 옳다고 하나?
언니의 표정과 언어에 에너지가 꽉 채워져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역시 여행은 옳구나 피부로 느낀 날이다.

방학이라 모두가 힘겨워하는 눈치였다. 개학을 기다리며 또 다른 계획을 도모했다.
나도 개학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루틴으로 나의 하루를 조각해나 갈 것이다.
그나마 2월이 짧아서 다행스럽다.




이야기가 길어지니 사장님께서 케모마일차를 내어주셨다.


"언니~이거 메리골드 꽃차랑 맛이 비슷한 거 같아요"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면 닮아가듯이 꽃도 똑같아요. 꽃이 닮았거든. 그래서 향과 맛도 비슷해요"

'그렇구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메리골드차가 눈에 좋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역시 움직이니 얻는 게 있다.

지난주 토요일, 특강에서 필영작가님께서 하신 말씀이 귓가를 맴돌았다.
'접한 것은 접하지 못한 것을 항상 이긴다'
'뻔한 것을 보면 뻔한 글을 쓴다'

리나작가님도, 석진작가님도 경험자체가 산물이라고 해주셨던 말씀이 이해되면서 와닿았다. 역시 대전모임을 잘 다녀왔단 생각이 든다. 들은 만큼, 배운 만큼 나의 그릇은 커지고 있다.





돌아가는 길이 섭섭지 않게 사장님께서는 꽃까지 선물해 주셨다.
다 퍼주는 사장님의 사랑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냥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덕분에 숨 쉬는 순간순간이 히야신스꽃향기로 가득하다.
많으면 2~3번 더 필수도 있단다. 그러고 나서 구근을 정원에 심으라 하셨다.
꽃선물에 사장님 마음도 담겨있어 더욱 아름답고 향기로웠다.

자주는 볼 수 없지만 내 곁에 있어주는 언니들, 늘 밥 한 끼 먹이고 싶다고 전화 주시는 언니들, 나에게 일이 생기면 꼭 내 일처럼 함께 기뻐해주시고, 함께 슬퍼해주시니 나는 금은보화가 하나도 부럽지 않다.
사람이 재산이라 하는데 나의 통장은 빈약하지만 내 옆은 보이지 않는 인연들이 금덩이처럼 두둑하니 붙어있다. 내가 억만장자보다 더 뿌듯하고 마음이 부자인 이유다.

돌아와 꽃에 코를 박아 향기를 음미해 본다.
나를 아껴주시는 그 마음들을 잊지 않고 잘 새겨두었다가 이 꽃송이의 향기처럼 찐하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다.
험한 세상 잘 이겨내라고 보내주신 선물 같은 인연을 감사히 받고 보답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다짐도 해본다.

글 쓰는 지금, 내 옆에 있어주는 그녀들 덕분에 가슴 한편이 따뜻해져 온다.



하늘정원카페의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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