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달콤하고 향기로운 선물

시나몬스틱차

by 박현주

늘 선물 같은 일상이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많지만 이 또한 갚아야 함을 가슴깊이 새기고 있다.

우리 속담에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말이 있다.
없는 원수는 제쳐 두고, 사소한 일이라도 고맙게 생각하고 잊지 않으려, 기억에 남겨두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내가 받는 모든 것에 당연함은 결코 없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절대, 하나도 없다는 걸 잊지 않고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선물이란 건 받을 사람을 곱씹으며,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내 마음 한편도 내어주는 것, 그래서 더 의미 있고 값지다. 값의 무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내게 전해지는 마음의 값이 나에겐 더 소중하고 값어치 있다.

오늘도 나는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았다.
'시나몬스틱'이다.





계피향이 나는 나무껍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계피와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지만 결코 다르다.
나도 워낙 계피향을 좋아해서 수정과를 여름마다 끓여 먹으며 공부했다.

시나몬 스틱을 처음 만난 건 비누공예하던 언니가 모기가 기피하는 향이라 해서 이쁘게 만들어 선물을 해 주셨을 때다. 방에 걸어두고 한참 좋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시나몬스틱 모기방향제(+비누공예)



처음 먹어본 건 얼마 전, 제로웨이스트 샾에 가서 되살림 바느질을 배울 때다.
선생님께서 차를 한잔 내어주셨다.
좋아하는 계피향이 은은하게 나에게 날아왔다.

"선생님~계피차예요?"
"아니요, 이건 시나몬차예요. 한번 드셔보셔요"

절제미와 단아함이 돋보이는 선생님께서 내어주시는 차를 음미하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너무 맛있어요. 단맛이 나는걸요?"
"그죠, 시나몬 자체에서 나오는 맛이에요. 맛있죠?"




수정과를 끓일 땐 설탕이 들어간다. 시나몬차는 설탕을 안 넣어도 끝맛이 달다.

시나몬차를 한입 담았다. 계피향이 입안으로 들어와 개운함을 선사하지만 끝맛은 달콤함으로 혀를 간지럽힌다.
매울 것 같은데 매콤함은 1도 없다.

첫 입에 반했고 두 번째 입에 사랑에 빠졌다.
맛에 반해 시나몬스틱을 구매한다는 게 아이의 전화 한 통에 홀딱 까먹었다.
아쉬움이 극에 달했을 때 비누공방언니가 나에게 시나몬스틱을 한 아름 안겨주셨다.

"다 주셔도 돼요?"
"그럼~이제 안 써"
"감사합니다!!"

받아 들고 오자마자 물을 끓였다.
제로웨이스트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물만 끓였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그때 시나몬스틱을 넣는다.
우린다는 말이 더 맞다.
그렇게 담가두고 몇 가지 일들을 하고 나서 한잔을 컵에 담고 앉았다.

차는 자고로 고요히 앉아서 마셔야 하는 법, 나도 조용히 앉아 마시는 걸 좋아하고 즐긴다.
해늘도예 언니네서 데리고 온 이쁜 찻잔에 한잔 담아본다.




온전히 나를 위한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향은 진짜 계피향인데 맵지 않고 달콤하니 기가 막힌다.
설탕이 필요 없는 수정과가 탄생했다.

어제저녁을 차로 대신 하고 오늘도 물을 끓인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나에게 선물하려 한다.
이 정도는 나를 위해 애를 써도 되지 않나?

달콤함과 향기로움이 가득한 아침, 나는 또 하루를 선물 받았다.
오늘만큼은 시나몬차처럼 달콤하고 향기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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