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

금손모임

by 박현주

한 달에 한번, 일명 '금손모임'이 이루어진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아이들의 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동면을 끝낸 것만 같은 우리는 정말 오래간만에 재회를 했다.



금손모임천연아로마, 비누, 화장품을 다루는 '설레임자연공방'언니, 마크라메공예, 양말공예, 뜨게 등 실로 하는 공예를 섭렵한 '실 그리다' 공방의 동갑내기 친구, 지금은 기념품샵에서 일을 하시지만 각종 과일청과 건강차등을 만들던 '달콜팩토리'언니, 바느질공예를 하는 나 '힐링소잉', 이렇게 4명으로 주축을 이룬 모임이다.



사업자명 앞에 ㄹ이 들어가 리을모임이라고 부를 때도 있다.


4명 모두가 다른 성향이지만 늘 똘똘 뭉쳐 많은걸 함께하고 나눈다.

그 기본엔 사랑과 우정이 전재로 깔려있음을 알고 있기에 감사할 뿐이다.




우리의 만남은 2017년도부터 시작되었다.

프리마켓으로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 쭉~ 찐하게 이어지고 있다.


서로가 갖고 있는 걸 나누고, 함께하며, 가르쳐줄 때도, 가르침을 받기도 하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드디어 어제, 세 달여의 공백을 깨고 우리는 만났다.


아로마공방에 앉아 그동안 풀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새 학년, 새 학기에 아이들은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방학 동안 엄마들은 어찌 지냈는지 알록달록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한 시간쯤 수다삼매경에 빠져있다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밥을 먹기 위해 나섰다.


경주의 국수맛집중 한 곳이 있는 보문숲머리로 향했다.

오 마이갓!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매주 목요일이 휴무란다. 못 가본 분들이 계셔서 일부러 왔더니, 휴우~휴일 안내판이 야속하긴 처음이다.


아쉬움을 안은채, 근처 놋그릇에 비빔밥이 나오는 맛집이 있대서 갔는데 유명한 비빔밥은 제쳐두고 모두가 부추전과 국수에 올인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이었을까? 맛이 보장 안된 국수를 주문했다. 배고픈 우리 모두가 함께 한 찰나의 선택이었다.

유명한 것은 이유가 있는 법인데 그 사실을 간과했다.





간신히 배를 채우고 커피를 마시러 이동했다.


다들 와봤다는데 나는 처음 와본 곳이라 두리번거리기에 바빴다. 눈을 얼마나 굴렸던지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져 경주가 아닌 것 같아 여행 온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커피를 안 마시지만 오래간만에 용기 내어 마셔보려 했더니 사약과 흡사한 비주얼이다.


당황스럽기도, 두렵기까지 한 커피잔을 들고 물과 티라미수로 중화시켜 가며 커피만큼이나 찐한 토크를 이어나갔다.


나보다 미리 걸어본 언니들의 인생이야기, 핸드메이드 사업이야기부터 아이들의 미래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오랜만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가족만큼이나 나를 잘 알아주고 나의 희로애락을 곁에서 지켜봐 주던 분들이라 나에게 이런 시간 들은 귀하고 소중하다. 1분 1초도 아깝지 않았다.

행복이고 기쁨이었다. 제대로 즐긴 힐링의 시간이었다.


서로를 응원했고, 지지했고 격려했다.

모임을 하다 보면 누군가가 안주가 되는 모임이 있다. 그런 모임은 기운이 빠지고 피하고 싶어 지지만 이 모임은 달랐다.


같은 결의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진정한 공감을 기본으로 한 소통의 힘 덕분인지, 혹은 둘 다 여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기운을 북돋아주고 발전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니 만나고 나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난다.


마냥 좋다는 게 맞을까? 그냥 내 사람들이라는 것에 의심이 생기는 않는,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 만남자체가, 존재자체가 나에겐 행복이고 기쁨이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변치 말자며 늘 이야기한다.




나에게만큼은 천군만마와 같은 금손모임녀들, 지금처럼 변함없이 쭉 함께, 손잡고 걸어 나갔으면 좋겠다.


좋은 수업이 있으면 같이 듣자 해 주고, 좋은 행사가 있으면 먼저 알려주고, 도움 되는 소식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챙겨주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금손녀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나 봅니다.


단 한 번도 다투지 않고 사랑만 넘치던 우리, 함께 웃고 함께 울던 날들이 내 인생의 페이지에 가득합니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금손녀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애정합니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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