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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슬 작가 Sep 06. 2024

06. 감정의 여운(그리움)

애수



그리움에 빠진 채 꿈에서 깨어난다.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잠은 깨었지만, 꿈에서의 기분이 그에 대한 감정과 함께 고스란히 남아 있다. 꼼짝달싹하지 못한 채 이불속에서 뒤척이며 그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한참 일에만 집중하던 찰나에 알게 된 한 사람이 있다. 그는 꽤나 침착하고 차분해 보인다. 자기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늘 간접적으로 내 주변에서 머무른다. 어떤 것에 집중하다 보면 그 대상의 마음 상태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 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마음의 걸음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 점점 이러한 분위기에 익숙해졌고, 나는 그의 존재를 내면화하려 애써본다.


이렇게 서로를 간접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던 것인지, 나에게는 업무적인 과부하가 왔고, 하는 수 없이 주된 업무를 제외한 그와 연결된 일을 정리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물론 나의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아직 그와의 감정의 꽃을 피워보지 못한 것이 가슴에 멍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침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나는 '꿈은 꿈이지'라고 마음속으로 되뇌며 이불속에서 나온다.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스치는 가을바람이 피부결을 따라 차갑게 스며든다. 그의 여운은 고스란히 내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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