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생머리가 지겨워졌다. 초여름의 문턱에서 더위도 잘 타지 않는 내가 무엇인가에 답답함을 느낀다. 이럴 때는 거울을 더욱 자주 보게 된다. 기존의 나의 모습이 지루하다. 어딘가 모르게 숨이 콱 막힌다. 무엇인가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다.
그럴 때는 비움과 채움의 순서대로 변화를 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기분 또한 한결 산뜻해진다. 예를 들어 헤어스타일이라고 했을 때, 입히는 염색만 하기보다 커트로 정리 후 염색으로 컬러를 바꿔 주는 게 자기 만족감이 높아진다. 그래서 나는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 어쩐지 요즘따라 허리를 지나 힙을 향하는 긴 생머리가 자꾸만 눈에 거슬렸다. 무엇이든 거슬리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경우 기분 좋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면, 깨끗하게 정리를 하는 것이 운을 상승시키는데도 효과적이다.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바로 실행에 옮기는 편이다. 그대로 미용실로 직진했다. 가끔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을 보고 놀라 꿈에서 깨어 난적이 있었다. 그땐 현실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안도를 했다. 오늘은 다르다. 속이 후련하다 못해, 시원하다.
좋은 흐름을 맞이하기 위해 정갈한 태도를 취한 것처럼, 앞으로 나의 운흐름이 더욱 긍정적으로 흘러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