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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9월의 끝자락에서

10월을 맞이하며


윙~~~

아침나절, 귓가에 모기 소리가 맴돈다.

더 자야 하는데 귀가 예민해져 이미 깨고 말았다. 신경이 곤두선 나는 선풍기를 켠다. 휭, 선풍기 날개가 돌아가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모기는 점점 멀어져 간다. 다시 눈을 감아보지만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안 돼, 조금 더 자야 해."

알람 울리기 50분 전! 지금 푹 잠들면 늦잠 잘까 싶어, 살짝 눈만 감는다. 선잠이 들다 깨다를 몇 분 사이로 반복하다가, 어느새 반갑지 않은 알람소리가 요란하게 퍼져나간다. 하는 수없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아... 몽롱하다, 아직 잠이 깨지 않는다.


빈속에 커피는 속 쓰리다. 터벅터벅 냉장고 쪽으로 걸어가 우유를 꺼내 마신다. 이제야 정신이 조금 드는 듯하다. 9월의 마지막 날이다. 시작과 끝을 중요시하는 만큼, 오늘의 스케줄이 머릿속에 스르르 펼쳐진다. 다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노트에 적고 순번을 매겨, 중요한 것부터 차근차근해나간다.


그중 빠질 수 없는 게 대청소다. 자주 사용하는 것은 가장 눈에 띄게 배열하고, 안 쓰는 것은 따로 보관하며, 수명이 다한 것은 정리한다. 공간이 더 넓어진 기분이다. 흐린 날씨지만, 창문 너머 들어오는 바람을 따라 기존의 공기가 나가고 새로운 공기가 들어오는 흐름을 느껴본다. 아직 못다 한 일이 남아있지만, 오늘 다 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그래도 괜찮다. 내일 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일들이니, 불안의 씨앗은 애초에 뿌리지 않는다.


얼마 전 추석 선물로 받은 '오메가 3'라는 건강보조 식품이 눈에 들어온다. 효능은 혈행 개선, 건조한 눈 완화... 지금 나에게 딱 맞는 영양제 같다. 한 캡슐 꺼내 충분한 물과 함께 삼키며,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길 기대한다. 너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마음에 스며든다.


10월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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