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호흡을 위해 흡연도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내 곁에 자리 잡은 친구는 커피였다. 서로 대화를 나누진 못하지만, 무언의 공기 속에서 풍기는 향기와 특유의 고요함은 절대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분위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순간을 벗과의 티타임이라 여긴다.
하루의 업무 중 잠시 쉬는 시간, 언제나 커피와 가장 먼저 마주한다. 일과의 한가운데서 지친 마음과 자극받은 목을 위해 포근한 힐링을 준다. 모락모락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은 마치 마음을 정화시키는 듯하면서도, 지친 일과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그 순간만큼은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며 평화로움이 찾아든다.
커피 한 잔과 마주하는 그 시간은 비록 짧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기다려진다. 하루 중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설렘이 없다면, 유연한 하루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누구의 하루에나 피로하고 무거운 마음에는 자신만의 작은 힐링이 하나쯤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