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시도에게
언젠가 너희도 독립해야겠지? 가끔 너희가 엄마 아빠랑 평생 같이 살면 안 될까란 욕심이 생기지만, 너희는 독립해야 해.
너희가 태어날 때 아빠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너희를 맡겼다고 생각했어. 한 20년 동안. 물론 요즘에는 20대도 어른아이의 시기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으니 시간이 좀 연장될지 모르겠다만, 스무 살이 되고, 대학을 가고, 집을 떠나면 오늘처럼 너희랑 같이 먹고 자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일상이 가끔 있는, 너무 소중한 시간이 되겠지. 슬프다.
그래도 너희는 독립해야 해. 너희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 스스로의 관계들을 만들고. 방향을 설정하고. 결정을 내리고.
엄마 아빠의 역할은 우리에게 주어진 20여 년이란 시간 동안 너희를 잘 준비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단다. 그건 좋은 교육일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위한 기회들을 주는 거야.
좋은 경험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
항상 좋은 것만 경험하는 인생은 없어. 너희를 세상에 준비시킨다는 건 어떤 어려움에도 어떤 즐거움에도 스스로를 지키고 찾을 수 있게끔 해주는 거야.
사랑받을 때 사랑을 받아주는 방법. 잘못 했을 때 뉘우치는 방법. 칭찬받았을 때 겸손하게 반응하는 방법.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즐거워할 줄 아는 방법. 슬픈 일이 있을 때 바르게 슬퍼할 줄 아는 방법. 상처 주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을 지키는 방법.
사랑하는 방법. 잘못 하고 있는 상황을 깨닫고 고치는 방법. 칭찬을 받는 방법. 즐거운 일을 만들 줄 아는 방법. 슬퍼할 수 있는 방법. 상처 주는 말임을 깨달을 수 있는 방법.
아빠는 이런 걸 너희에게 가르치고 싶다.
근데, 아빠도 잘 몰라. 단지 삶이 아빠에게 뭔가를 던지면, 아빠의 반응이, 아빠의 행동이, 그리고 아빠의 설명이 너희에겐 좋은 경험, 좋은 자양분, 예시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사전이 되었으면 해.
시간이 빠르게 흘러서 벌써 너희를 준비시켜 줄 수 있는 시간의 1/3은 지나갔구나. 아직도 애기인데.
너희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