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시도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면 마음이 좀 편해질까?
아빠는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꽤 노력한 것 같은데 말이지. 옆으로 많이 세지도 않고, 나쁘게 산 것 같진 않아.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이성 관계가 복잡한 적도 없고, 도박을 한 것도 아니고, 돈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 앞에서 자랑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야. 아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더라도 아빠 안에 있는 나쁜 마음, 나쁜 생각들이 모두 없어지진 않더라. 다른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시기도 나고, 질투도 나고. 그런 마음이 타인에게 드러날까 두렵기도 해. 드러나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 무섭기도 해.
아빠가 부러움 없이 자란 것인지, 아니면 부러움을 부정하며 자란 것인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때로 부러운 마음이 들면, 혼란스러워. 부러운 마음을 다잡지 못해서. 스스로가 후져 보이기도 해.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땐, 내가 이제 가진 것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좀 더 성숙해져서 그런 건지 모르겠구나.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되면 마음이 편해질까? 아니면 이렇게 고민하며 사는 것이 훌륭한 것일까?
너희가 커서
아빠는 참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했네.
라고 생각이 들면, 아빠가 훌륭한 사람으로 살고자 노력했단 건 알아주길 바라. 아빠를 자랑스러워해 줬음 해.
너희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너희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음 한다. 너희가 자랑스럽다.
너희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