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시도에게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은 대부분 랜덤 하게 찾아온단다. 그래서 유연하게 대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
첫째야, 넌 어제 아빠와 나눈 긴 대화에 대해서 넌 나중에 기억할까? 아빠가 대학 전공을 선택한 것은 꽤나 랜덤 했던 결정이었어. 원래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던 오랜 어릴 적 꿈에 반하게, 경영대에 진학했고, 대학을 진학하고 나서도 어떻게 돈을 잘 벌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른 교양과목을 듣느라 문과대와 사회과학대를 전전했어. 경제학과에서 공부할 때도, 주류보다는 비주류 경제학에 대해서 더 흥미를 느꼈고.
지금은 내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할 일들이 있어. 특히, 초보자들은 그렇지. 흥미라는 건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아야 생기는 것이니까. 경제학을 전공하기로 한 초기, 미시경제를 들으면 해야 했던 미적분과 무차별곡선의 공격들. 아빠가 그런 것에 흥미를 느꼈는지 물어본다면, 그렇진 않아. 실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몸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거든.
초보자라면 두 가지 문제를 겪을 거야. 첫째는 실력이 안되니 즐기지 못하고란 것. 즉, 어느 정도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어떤 것이든 쉽게 즐길 수 없어. 둘째, 초보기 때문에 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을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
어린 마음은 대학에 진학한 뒤에 따라 들었던 역사학 수업을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6년 넘게, 아빠는 역사학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키웠는데도 말이야. 경영학에 대한 얄팍한 이해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이 것이야 말로 사람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아빠는 아직도 어떻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진 않아. 하지만, 삶이 영위하기 위해서 필수적은 일과 직업, 그리고 커리어라는 세계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서 공부해.
내가 하고 싶은 결정만 했다면 알 수 없었을 세계인거지.
첫째야. 이번 주에 네가 생각보다 중요한 결정을 하나 해야 하는 것 같아. 벌써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네가 무엇을 결정하든, 현재를 위해서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네 눈높이에서 잘 설명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빠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
너희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