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모를 채우는 언어와 관계의 정원이고 싶다.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

by 루나
[김형욱, 화암면]한 지천의 먹, 아크릴릭


저는 포수한테 쫓겨 달아나 코너까지 가고 나서 그제야 쓰는 사람입니다.


저 네모 안 내 마음 한편에 남아있던 그 감정의 공간에 포스트잇을 떼었다 붙였다 합니다. 이제 써야지 하면서 풀어내는 과정이 저의 글쓰기입니다.


토끼굴을 야멸차게 파고들어 나의 내면과 마주치기도 하고, 섭섭하고 쓰린 감정도 잡아내며, 아쉬움 그리움 가득한 누군가를 써 내려가기도 합니다.


이런 관계 속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텅 빈 무색무취가 되지만, 이어지는 순간부터 진해지고 다채로워집니다. 아마도, 관계의 언어로 나타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네모를 채우는 아름다움은 글을 쓴 후 화답해 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만 보는 일기를 넘어 글 친구라는 잎맥이 되어 살아나게 합니다. 물의 길을 열어 줍니다.

그래서 저에게 담고 있다가 흘러가게 합니다.


지난해, 저는 4번의 입퇴원을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unusual"합니다.

"폭탄이 많으니 안 좋으면 바로 응급실로 오세요."

ct 찍고 나서 폭탄발언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평범했던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unusual'을 'special'로 바꾸고 싶습니다.'폭탄'을 '언어의 정원''관계의 정원'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루나라는 저의 이름처럼 자신을 강렬히 드러내지 않고 같이 가는 친구에게 어둠에서 은은한 빛의 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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