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습관처럼 쇼핑을 한다. 그것도 하루에 두 번씩이나.
매일 습관처럼 쇼핑을 한다. 그것도 하루에 두 번씩이나.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그 쇼핑은 아이쇼핑으로 그칠 때도 있지만, 200만원을 훨씬 웃돌게 쓰는 날도 있다. 오늘은 그간 했던 돈을 안 쓰는 이야기가 아니라 돈을 아주 많이 쓰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리하여 제목은 "그냥, 계속, 사라."이다. 몇 달 전에 감명 깊게 읽은 책 <JUST KEEP BUYING>에서 따 왔다. 제목뿐만 아니라 책의 전반적인 조언을 이 글에 인용했다.
그냥 계속 사라는 말은 짠순이의 가슴을 떨리게 한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니라 살을 떨리게 하는 것 같다. '계..계속..? 그럼 망할텐데..?'하며 겁부터 먹게 한다. 모름지기 사라는 말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짠순이의 살을 떨리게 하니까.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이므로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을'이다. 무엇을 그냥 계속 사야할까? 정답은 '값이 오를 무언가!'이다.
우리는 시간이 흐를 수록 값이 오르는 것들을 계속 사야 한다. 부동산, 주식, 금, 미술품...부터 하다못해 한정판 신발까지... <JUST KEEP BUYING>의 작가 닉 매기울리는 그게 무엇이든 값이 오를 물건이라면 다 좋다고 말한다. 자신은 주식이 잘 맞아서 주식을 계속 샀을 뿐이라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사면 된다고 말한다.
내가 첫 문단에서 말했던 습관적 쇼핑은 바로 주식이었다. 나는 매일 핸드폰으로 주식을 쇼핑한다. 과정은 단순하다. 증권사 어플로 관심 있는 종목을 확인하고 마음에 들면 매수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이쇼핑으로 끝낸다. 혹시 내 과정에서 뭐가 빠졌는지 눈치챘는가? 맞다. 매도가 없다. 나는 지금까지 매도를 딱 2번 했다. 그리고는 후회했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리 많이 올라도 팔지않고, 아무리 많이 떨어져도 그냥 계속 산다. 사고 또 사고 또 산다.
나처럼 계속 사기만 하려면 많은 확신이 필요하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언젠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 주가가 올랐더라도 앞으로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 이는 장기투자자의 필수자질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에서 믿음과 자신감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주식은 피가 끓는 인간이 하는 일이고, 나는 평생 초보투자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수 투자를 선택했다. S&P500이나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 그것들은 내게 믿음과 자신감을 쉽게 허락한다.
지수 투자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다. 그러므로 지루하고 재미없다. 하지만 나처럼 일희일비가 특기이고 손해는 죽어도 보기 싫은 사람에게는 딱이다. 남들이 일희일비할 때, 일희두희 할 수 있다. 오르면 당연히 좋고 떨어져도 추매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봉 색깔에 상관 없이 살이 떨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매도는 언제 하는 것일까? 닉 매기울리는 그냥 계속 사던 것을 기꺼이 팔아도 될 때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1. 포트폴리오 재조정
-> 그간 매수해온 주식들을 상급지 부동산으로 갈아탈 때 전부 매도할 예정이다. 그때가 되면 분명 많은 현금이 필요할 테니. 요컨대 지금은 기를 모으는 중이다.
2. 손실 포지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 사실 개별종목을 아예 안 사는 것은 아니다. 좋은 종목인 줄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물려 있는 종목이 몇 개 있다. (파란색 숫자는 봐도 봐도 속이 쓰리다.ㅠㅠ) 이것들은 이후 모든 주식을 현금화할 때 함께 팔 녀석들이다. 지금은 가슴 아파도 양도소득세를 낼 때쯤엔 미미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깊은 한숨과 함께 스스로를 위로한다.
3.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 하. 이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나같은 짠순이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 내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 자동차를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내 자동차는 낡고 꼬질해서 탈 때마다 자기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엉뜨가 되지 않고, 에어컨이 나왔다 안 나왔다 한다. 게다가 블루투스까지 맛이 가서 운전 중에 노래가 끊긴다. 요컨대 사계절 내내 불편한 자동차인 것이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면 주식을 팔아 새 차를 사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면 모르긴 몰라도 제법 성공한 인생이라고 느끼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짠순이에게 이런 식으로 돈을 쓰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자동차는 시간이 흐를 수록 값이 떨어지는 물건이니까. 그래서 나는 자기연민을 느끼게 하는 낡고 꼬질한 자동차를 계속 타고 있다. 원하는 삶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책을 곧이곧대로 다 따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럴 수 있었다면 지금쯤 워렌버핏 여동생쯤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투자 추천은 가족 간에도 금기시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당신도 내 이야기 때문에 주식을 사모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당신의 무언가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냥 계속 사도 좋을, 당신의 특별한 성격에 맞는 그 무언가를 말이다. 그리고 위의 닉 매기울리의 조언대로 언젠가 때가 왔을 때 그것을 현금화하여 부자가 되어 있길 바란다. 물론 곧이곧대로 따르기엔 어렵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