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09 수요일 일기
기분이 이상한 날이었다. 오전에 개운하게 깰 뻔했는데 늦잠을 자서 수업 전 시간을 흘려보내고 등교했다. 오늘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요일이다. 전남친을 주에 한 번 보는 게 고역이다. 이젠 아무 감정 없다고 생각했는데 화가 나는 걸 보니 시간이 더 필요한가 보다. 못나게도 너의 불행을 바라고, 나에게 미안하길 바란다. 하지만 미워해봤자 나만 괴롭지.
그래도 썩 나쁘지 않은 날이었다. 우산을 안 챙겼고 비가 왔지만 기분 좋게 톡 톡 떨어지는 빗방울은 맞을만했고 비냄새가 사방에 퍼졌다. 친구와 통화를 하며 피로를 풀고 밖을 나섰다. 요즘은 카페보단 도서관을 주로 갔지만 오늘은 카페에 갔다. 안 끝날 것 같던 과제를 꽤 많이 해냈다.
그냥, 감정에 취해 모든 걸 놓아버리면 안 된다는 걸 기억하고 할 일에 집중했다. 8장, 9장... 페이지 수가 넘어가며 부정적인 감정에서 점차 멀어졌다. 오늘 친구들 연락이 꽤 많이 왔던 것 같다. 지금은 조금 외롭지만 마냥 계속 이렇지는 않을 것이니,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