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말모양 마크 도난사건-
어느 날 일하는 형이 투덜대며 공장으로 들어온다.
트럭 뒤에 붙어 있는 말 모양 마크를 누가 떼어 갔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신 아버지는 웃고 마신다.
기세는 그 소리를 듣고 분하고 원통했다.
기세네 집에는 아버지가 공장을 운영하시다 보니 전화나 짐 자전거는 물론 조그만 트럭 한 대가 집에 있었다.
그 시절엔 전화도 귀한 시절이라 차가 집에 있다고 하면 주위에서 대단한 부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세는 전혀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
지붕이 깨어지기 쉬운 골슬레이트로 되어 있는 기세네 집.
비가 오면 골슬레이트 사이로 비가 새서 방안에 빗물대는 그릇을 여러 개 놓아야 되는 형편이라 기세네 집처럼 비 오는 날이 걱정인 집은 부잣집은 아닐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지붕에서 빗물이 새건 말건 그 트럭 하나로 마음은 부자이신 아버지.
동네에서 큰 짐을 옮기거나 차를 이용해야 할 경우 아버지 트럭이 동네 트럭이 된다.
막걸리 몇 잔에 집안일은 뒷전이고 동네일을 종일 봐주시기 일쑤라 엄마와 자주 다투신다.
기세 머릿속은 온통 ‘누가 말 모양 마크를 떼어갔을까?’란 생각뿐이다.
바로 기세가 눈독을 들이던 것이기에 더욱 더했다.
그 이유는 말 모양 마크를 모아 백화점에 가져다주면 미니카를 바꿔준다는 소문 때문이다.
그 미니카는 뒤로 당겼다 놓으면 앞으로 전진하는 그 시대 핫 아이템이다.
주변에 누가 받았다는 소문이 무성한 건 오래전이다.
학교 같은 반 아이들 몇은 동네에 있는 차들은 뻔하기 때문에 다른 마을로 원정? 을 다닌다는 아이들도 있었을 정도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 동네 아이들의 소행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와 형들의 눈치 때문에 함부로 옆에 가지도 못하고,
동네 아이들이 만지지도 못하게 하던 기세.
기회 되면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손에 넣으리란 생각으로 열심히 세차를 도왔던 기세.
꿈에 자주 나타났던 그 말마크와 미니카.
오늘은 비가 와서 단꿈이나 안 깼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