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생일 초대 이야기-
기세의 등교와 하굣길은 조금씩 다르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길을 잘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지름길도 많다.
그래도 학교에 가는 등교 시간은 최대한 빠른 길,
즉 알고 있는 길 중에 가장 빠른 길로 가는 경우가 많다.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곧장 걸음을 재촉한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엄마의 당부 말씀과 학교에 지각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굣길은 등교하는 시간과 많이 차이가 난다.
가장 먼저 학교 앞의 유혹들을 쉽게 떨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맛있는 떡볶이집과 볼거리가 많은 문방구,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오락실 등을 순회하는 건 기본이다.
그리고 기세는 집에 가는 길과 다른 길로 자주 다닌다.
등굣길과 다른 길을 돌아가거나,
안 가보던 길로 가다가 발견되는 재미스러운 것들이 기세에게는 아주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지나치다가 만난 풍경과 몰랐던 길에 있는 오락실이나 군것질 가게, 처음 보는 딱지를 파는 문방구 등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친구들과 서로 미소를 머금고 묘한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굣길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지루하지 않고 기대되는 탐험의 시간이 된다.
기세와 친구들의 이번 걸음의 방향은 집 반대쪽이다.
그 학교 반대 방향에 있는 마을은 양옥집들이 많다.
기세네 동네하고는 달리 도로도 일직선으로 되어있고,
시원스럽게 길은 뻗어있지만, 오밀조밀한 맛은 없다.
집집마다 문패가 붙어있는 대문이 있다.
그 대문 좌우 기둥 한쪽에는 초인종이 누르기 좋게 붙어 있다.
기세와 친구들은 그것에 관심을 보인다.
바깥에서 그걸 누르면 집안에서 하는 말소리가 그곳에서 들리기 때문이다.
기세와 친구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술래를 정한다.
술래가 아닌 친구들은 먼발치에 가 뛸 준비를 하고 있고, 술래는 초인종을 누를 준비를 한다.
나름 대범? 한 친구는 연속으로 세 집의 초인종을 누르며 뛰어온다.
모두 열심히 뛰어 다음 골목으로 돌아가서야 거친 숨을 내쉬고 잠시 숨을 고른다.
다음 골목에 이어 드디어 기세가 술래인 세 번째 골목이다.
긴장이 된다.
다시 한번 뛰어갈 방향을 확인하고, 두 번 연속 초인종을 누르고 내달린다.
초인종 소리를 듣고 문밖으로 누군가 나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잘못 걸렸다는 생각으로 뒤를 쳐다볼 겨를이 없다.
그런데 문 앞에서 멀리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뭐라고 외쳐대는 소리가 들린다.
“기세야! 어디 가니?”
달리면서도 기세는 설마 ‘내 이름이 아닐 거야’란 생각뿐이다.
물론 뒤를 쳐다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시 들려오는 명확한 소리. “기세야!~”
뛰어 도망가는 뒤통수에 대고, 기세 이름을 불러대는 상황이다.
기세 다리에 힘이 탁 풀린다.
이젠 다 틀렸다.
앞서 뛰어 간 치사한 친구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이 암담한 상황에 뜀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뒤돌아 선다.
다가가서 사과를 드리고 잘못을 빌어야 될 상황이다.
그런데 먼 발치에서도 보이는 익숙한 얼굴.
문 앞에 나와있는 밝게 웃고 있는 반 친구 얼굴이다.
고맙게도 그 집은 기세네 반친구네 집이었다.
집으로 기세 손을 붙들고 따라 들어오라고 하는 그 반 친구.
계단 위로 몇 걸음을 따라 올라가자 마당 한 쪽에는 수영장이 있다.
집 마당에 있는 수영장은 기세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그 주변으로 몇몇 얼굴이 익숙한 친구들이 보인다.
그날은 다름 아닌 부잣집에서 한다는 친구의 생일잔치 날인 것이다.
친구 어머님은 반가이 맞아주시며 음식을 내오신다.
다들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우두커니 보고 있노라니, 친구 어머님이 기세를 조용히 부르신다.
불려 들어간 기세에게 수영복 하나를 건네주신다.
친구네 형이 입던 건데 잘 맞을 거 같다며 기세 몸에 대보시며 밝게 웃으신다.
수영이 아닌 물장구지만 신나는 하루였다.
다시는 그 골목에선 그런 장난을 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기세는 곧장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