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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격렬하게 밉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by 서정아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바로 우리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에서




남자옆모습 스케치.jpg Study of a robed figure, for The Quest of the Holy Grail mural series at Boston Public Library(1965)


<나의 단상>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맘에 안 들면 관심을 꺼버리면 그만인데

그 스위치를 끄지 못하고

상대를 미워하는 일에 계속 에너지를 쓰는 것은

그만큼 나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헤르만 헤세의 말대로 우리는 미운 상대로부터

스스로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상대를 더욱 격렬하게 미워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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